문성현 당 대표, 26일간의 단식농성 접고 ´민중 속으로´

격렬한 국민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끝내 한미FTA 협상이 타결됐다.

´민주노동당이 남느냐, 한미FTA가 남느냐´하는 각오로 26일간의 청와대 앞 단식농성을 벌여왔던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협상 타결은 새로운 싸움의 시작일 뿐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 나라의 운명이 직결된 재앙적인 상황을 앞에 두고 싸우지 않는다면 민주노동당으로서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제 2의 투쟁´을 선언했다.



△ 한미FTA 타결 소식이 전해진 후, 오후 1시 30분 경 문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회와 의원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의지와 방향을 밝혔다.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2일(월) 오후 1시 30분, 문성현 대표는 "청와대는 세상과 담을 쌓은 구중궁궐이고 대통령은 절대 듣거나 말하지 않으며, 누구와도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지 않았다"고 26일간의 단식농성 소회를 밝혔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세 가지 인의장막에 둘러 쌓여 있다"며 "어설픈 386 개혁론자들, 이 땅을 주름잡고 있는 모피아, 매판외교통상관료들에 막혀 오만과 독선, 독재자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문 대표는 "한미FTA 협상 타결은 1972년 유신헌법에 버금하는 충격"이라며 "박정희 정권이 1979년 비참한 말로를 맞았듯이 노무현 대통령도 반드시 역사적 응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매국적, 망국적 한미FTA 협정을 맺은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치욕"이라며 "이 치욕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한 투쟁을 경고했다.

민주노동당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한미FTA 타결 원천 무효´를 위한 범국민적 불복종 운동, 국민투표 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문성현 대표는 "한미FTA 협상은 애초부터 굴욕협상, 졸속협상, 불평등 협상이었다"며 "국가적 결정에 국민의 참여가 실종된 정부, 오직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한 "그렇게 협상 결과에 자신 있다면 국민투표를 수용해 국민의 의사로 협상의 가부를 결정하라"며 ´불복종 운동´ ´국민투표 운동´ 전개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문 대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더 이상 눈치보기나 원칙적 찬성이라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당론으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한국의 국회는 여태까지 통상절차법 하나 만들어 놓지 못한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미국 의회의 반의 반 이라도 역할을 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제안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노 대통령의 이러한 독재와 오만에 대항하기 위해 저는 오늘부로 단식농성을 접고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며 "협상에 따른 이해당사자와 피해당사자를 만나면서 한미 FTA 협상 체결에 반대하는 국민여론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오후 12시52분경, 타결이 임박했다는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지자 노천단식투쟁을 정리하기로 결정한 문성현 대표가 깊은 생각에 잠긴다.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 청와대 앞에서 26일 간의 노상단식농성을 마치기 직전의 문 대표. ⓒ 진보정치 이치열 기자

진보정치 이민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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