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한미 FTA는 더 좋은 미래 위한 도전”

노무현 대통령은 2일 “한미FTA 협상은 더 좋은 미래를 위한 도전으로 시작했다”며 “개방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나 이념적 노선에 따라 반대하는 분들은 계속 반대하겠지만 결국 국민 대다수가 합의하는 방향대로 국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하인쯔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간담회에서 “FTA 등 개방 문제에 대해 국내에 의견 대립이 심하고 갈등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오늘 협상 타결 뒤 상황은 많이 정리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노 대통령은 “이익 때문에 찬반으로 갈라졌던 많은 분 중에는 전략적 반대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협상 타결 뒤에는 아마 협력하거나 반대를 중단하는 방향으로 자기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 중반기 안에 한국과 EU의 FTA 협상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오스트리아와 과학기술, 교역·투자 협력에 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피셔 대통령은 “한국은 투자하기 적합한 나라이며 현재 유럽의 4대 경제 파트너”라며 “양국 협력 증대가 한국경제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노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과학기술·환경 협력 확대, 교역증진 계기되길 바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각하께서는 140명의 대규모 대표단과 함께 오셨습니다. 이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각하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과학기술, 환경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교역을 증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피셔 대통령과 저는 한반도와 동북아와 EU 정세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대화가 있었지만, 저는 결론적으로 오늘 정상회담 통해 63년 수교 이래 발전해온 양국 관계가 더욱 확대 발전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45년 종전 뒤 대결과 갈등을 극복하고 대화 협력 체계를 발전시켜온 (오스트리아 내부) 국내질서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그 점에 대해 좋은 말씀을 들었고, 부러움을 갖고 있습니다.

EU와 관련해서는 동북아가 앞으로 EU와 같이 나가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많은 조언을 들었습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코리아를 세일즈하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한국은 그동안 기나긴 독재와의 투쟁, 개혁 과정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동북아 평화를 추구해 나갈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만약 오스트리아 기업인들이 아시아에 투자할 기회가 있다면 한국이 가장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 하인쯔 피셔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노무현 대통령님, 기자 여러분, 참석자 여러분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뜻깊은 기자회견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각하의 말씀에 고맙습니다. 정치·경제적인 분야에서 양국이 더욱 활발한 교류를 할 것으로 믿는다.

“오스트리아 기업에 한국 투자 권유할 것”

한국은 투자하기 적합한 나라입니다. 오스트리아 기업 중에서 동북아에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한국을 고려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현재도 유럽의 4대 경제 파트너이기 때문에,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교류 협력 증대가 한국경제 발전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정보와 한·미FTA에 대해 정보를 주신 데 감사드립니다. 한국의 정세에 대해 충분히 해결 가능한 의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한·미FTA에 대한 정보를 듣고, EU와도 충분히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선출, 한국 외교와 평화노력 평가받은 것”

저는 각하와 한국 국민께 반기문 UN사무총장 선출에 대해 축하 말씀을 드렸습니다. 한국 외교와 평화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UN이라는 틀 안에서 오스트리아와 한국의 협력 관계를 다질 것입니다.

2차대전 종전 이후 유럽과 오스트리아는 정치면에서 협력적인 모델을 이뤘습니다. 이것은 한국에도 유익한 참고 사항이 될 것입니다. 유럽안보협력 기구는 유럽 각국이 차이를 극복하고 협력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또한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의견이 나눴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른 장소에서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한국과 오스트리아 관계는 이번 환대에 힘입어서 학술과 문화 분야에서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 질의응답

- 독일 기자 (ORF) : 오스트리아 ORF 기자입니다. 오스트리아 대표단은 대규모로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경제인단을 많이 데려왔는데요, 한국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오히려 약간 안 좋은 상황에 있음을 저희가 봤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한·미FTA 타결이 어떻게 진행되었다고 보시며, 또 이번 FTA 타결을 통해서 한·미 관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 경제 매우 좋은 상태”…“한미FTA, 더 좋은 미래 위한 도전”

▲ 노 대통령 : 한국 경제가 지금은 매우 좋은 상태입니다. 적당하게 매우 안정되어 있고 또 적당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도전, 더 좋은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자 한·미 FTA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FTA를 비롯한 개방 문제에 대해서 실리적 관점에서 또는 이념적 관점에서 국내에 의견 대립이 심하고 갈등이 많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제 오늘 각하와 또 수행 일행들에게 많은 불편을 드려서 매우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협상이 타결된 이후의 상황은 많이 정리가 될 것입니다. 이익을 가지고 찬성·반대로 갈라졌던 많은 분 중에는 전략적 반대도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분들은 이제 협상 타결 뒤에는 아마 협력하거나 반대를 중단하는 방향으로 자기 입장을 정리할 것입니다.

“국회가 국민 대다수 합의대로 결정할 것”

이제 개방 자체에 대한 불안감 또는 이념적 노선에 따라 반대하는 분들은 계속 반대하겠지만 결국에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합의하는 방향대로 국회는 결정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나 덧붙이면 금년 중반을 넘지 않아서 EU와 한국, 한국과 EU의 FTA 협상을 아마 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오스트리아가 우리나라 첫 번째 대통령 부인이 나온 나라이고 또 우수한 문화·예술을 가진 아주 아름다운 나라여서 많은 국민들이 가보고 싶어 하고 또 가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나라입니다. 과학기술 협력, 교역·투자 이런 분야까지 아마 우리 한국 국민들이 오스트리아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하께서는 두 나라 사이에 길을 더 넓히기 위해서 오셨는데, 오시기도 전에 우리나라에서 오스트리아 가는 비행기가 더 많아졌습니다. 다 마음이 맞는데 마음이 안 맞는 것도 한 가지가 있긴 있습니다. 동계올림픽에 관해서 우리가 협력할 방법을 아직 찾질 못했습니다. 아마 크게 한판 싸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 황방열(오마이뉴스) 기자 : 저는 오마이뉴스의 황방열 기자입니다. 우선 하인쯔 피셔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첫 번째는 현재 진행 중인 북한의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접근법에 대한 대통령님의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두 번째는 이번 한국 방문이 오스트리아측이 갖는 성과와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 하인쯔 피셔 대통령 :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답변드리겠습니다.

오스트리아는 굉장히 일찍부터 한국과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굉장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상황, 평화적 방법 통해서만 해결 가능”

오스트리아 역시 2차대전 이후 10년 동안 외부 세력의 통치를 받아왔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상황을 저희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과 북한의 갈등과 문제가 극복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서라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6자회담이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평화적인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노력에 대해서는 저희는 지지합니다.

오스트리아 국가수반 첫 국빈 방한…“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 기대”

저는 이번 국빈 방문은 무엇보다도 최초의 오스트리아 국가수반의 국빈 방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저 또한 그 점을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첫 번째 방문인 만큼 저희는 한 가지 분야에만 집중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번에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왔습니다. 이 대규모 수행단에는 정부 인사뿐만 아니라 국회, 또 특별히 이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설명을 드리자면 모든 정당에서 의원 분들이 한 분씩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경제 분야, 학술 분야, 학술 분야에서는 특별히 오스트리아 과학원 원장님께서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기자단이 왔습니다. 즉 이와 같은 대규모, 다양한 분야를 총 아우르는 대규모의 수행단을 통해서 이번 국빈 방문이 오스트리아와 한국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또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와 같은 양국 관계의 심화 방향은 양국 즉 양자적인 차원 뿐 아니라 유럽연합과 한국이라고 하는 다자적인 차원에서도 고려될 수 있겠습니다. 또 나아가서는 유럽, UN이라고 하는 국제적인 사회에서도 가능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한국과 사회보장협약을 체결하기 직전의 시점에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행사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오늘 만찬 때도 각하께 말씀을 드리겠지만 각하께서도 조만간에 시간이 되시는 대로 오스트리아를 방문하시어 또 이와 같은 노력이 지속적으로 계속될 수 있도록 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 대통령 만찬사

존경하는 ´하인츠 피셔´ 대통령 각하 내외분,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저녁, 귀한 손님을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온 국민과 더불어 각하 내외분과 일행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북핵문제, 해결의 길로 나아가고 있어…“지지에 감사”

2005년 9월, 나는 뉴욕에서 각하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각하의 각별한 관심과 이해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당시 각하께서 가장 우려했던 북핵문제도 이제는 6자회담을 통해 해결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노력을 지지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각하께서는 ‘공정성과 정당성, 사회적 정의’를 국정철학으로 삼아 오스트리아의 발전을 이끌고 계십니다. 지금 오스트리아는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EU 통합과 유엔평화유지군 활동을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도 오스트리아를 매우 좋아합니다.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를 배출한 문화예술의 나라, 아름다운 자연을 잘 가꿔온 환경선진국가, 그리고 평화애호국인 오스트리아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오스트리아가 세계의 모범국가로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대통령 각하,

“양국 실질협력 잠재력 매우 커”…정보통신·과학기술 협력 기대

나는 오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실질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정보통신과 첨단전자제품에서, 오스트리아는 자동차 부품과 산업용 기계 등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협력할수록 서로에게 이익이 됩니다. 이번에 서명하는 ‘과학기술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에서 보듯이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가능성도 매우 큽니다.

최근 들어 EU가 확대되면서 그 중심에 자리 잡은 오스트리아에 대한 우리 기업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서울과 비엔나 간 직항로가 열렸습니다.

나는 각하의 이번 방문이 우리 두 나라간의 선린우호와 실질협력 확대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각하 내외분의 건강과 오스트리아의 무궁한 발전, 그리고 우리 두 나라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축배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쭘 볼(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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