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보다 4자 회담 가능성 커"

문정인 외교부 국제안보대사는 5일 한미FTA가 결과적으로 한중일 3국 간의 동북아 FTA를 가져오는 데 상당히 좋은 기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사는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가 지금까지 한미 FTA와 한중일 3국간의 FTA 두가지 틀에서 FTA를 추진해 왔다”며 “미국과 동북아 사이의 교량국가, 가교국가 역할을 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었다”고 밝혔다.

문 대사는 “한미FTA 타결로 한중일 3국 FTA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그러나 “한중일 3국은 계산할 것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경제 부분의 협력이 강화되면 자연히 안보 분야의 협력도 가져 온다”며 따라서 “한미FTA가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을 포위한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한편 문 대사는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빅터 차)도 동행하는 점을 들어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관계 계선을 하고 싶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매우 의미깊은 방북”이라고 말했다.

문 대사는 바로 북미수교를 논의하기는 이르지만 북미관계 정상화에 대한 얘기가 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대사는 또한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북미 정상회담이나 남북 정상회담보다는, 6자 회담 합의 내용에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4자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문>

아침저널 :
문 대사님 안녕하십니까?

문정인 대사 :
네, 안녕하십니까?

아침저널 :
먼저 빌리처드슨 뉴 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에 관해, 격과 형식이 특이하다고 하겠습니다. 민주당의 대선 주자에다가 군용기를 내주고, 이런 점 어떻게 봐야 할까요?

문정인 대사 :
원래 빌 리처드슨 주지사는 대북관계에 상당히 많은 역할을 해 왔습니다. 유엔대사 할 때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었고. 특히 빌 리처드슨 주지사는 보좌관으로 우리 한국계분을 두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북한과 계속 해왔었는데요. 우선 표면적인 이유는 미군 유해를 송환하는 작업. 미국 정부가 항상 역점을 두는 것입니다. 베트남과 수교를 했을 때도 그 때 미군 유해 송환을 전제로 해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수교를 했거든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침저널 :
관심은 과연 부시 대통령의 친서가 어떻게 전달 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문정인 대사 :
공식적인 친서를 지참하고 갈 것이라고 보지는 않고요. 기본적인 것은 부시대통령이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고 하는 그런 메시지를 구두로 전달할 가능성은 많겠죠.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을 포함해서 북측에서 정말 핵을 포함할 자세가 되어 있는가 이런 것을 파악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의 공식적인 친서를 전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침저널 :
백악관 고위 보좌관이 간다는 것은 지난 2000년도 하반기 올 브라이트 미 국무 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문정인 대사 :
빅터 차가 참여한다는 것인 상당히 예외적인데요. 빅터 차 같은 경우는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사람인데, 이번에 빌 리처드슨과 같이 간다고 하는 것은 아마 빅터 차가 평양에 가서 관계자들에게 부시 행정부의 참된 의도. 즉 미국은 북한과 관계 계선을 하고 싶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 빅터 차의 이번 방북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봐집니다.

아침저널 :
어떤 의미인지 조금 더 부연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문정인 대사 :
빅터 차가 지금까지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수석대표였고 빅터 차가 지금까지 6자 회담의 차석대표였고 그런 입장이었는데, 우선 지금까지 빅터 차가 백악관 내에서 강경파로 지금까지 계속 이해되어 왔었거든요. 이번에 가서 북한측 관계자들...지금까지 김계관을 중심으로 만났었는데 강석주를 포함해서 관계자들을 만나서 결국 부시 행정부의 정책 변화의 참된 의도를 설명하고 북한도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이런 것을 강조함으로써 미북 관계 개선에 도움도 될 것이고 6자 회담에 탄력을 가져오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침저널 :
6자 회담의 초기 이행 조치들이 끝나야 되는 시점인데, 그 시점을 연장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빌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문정인 대사 :
지금 2.13 합의 이행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 원칙이, 행동 대 행동인데요. 30일 이내에 미국이 BDA문제를 해결해주면 그에 따라 북한이 행동을 한다고 한 것인데. 지금 BDA문제가 해결이 안 되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아침저널 :
BDA문제, 누구의 잘못 인가요?

문정인 대사 :
기본적으로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국제 금융체제가 가지고 있는 엄격성과 관련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북한이 계좌의 주인을 분명히 밝히고 개별적으로 계좌 이체에 대한 서명을 해야 되는 문제도 있고요. 두 번째는 어떻든 미국 재무성에서 북한 측이 지금까지 국제 금융거래 하는데 의심 가는 부분이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국제적인 은행들이 북한 돈을 계좌 이체해서 받는 것을 꺼리고 있거든요. 만약 그럴 경우 미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일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북한 자체도 문제가 있고. 또 한편으로는 북한이 이용하려고 하는 국제 금융 기관들의 소극성도 작용을 한 것이죠.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결국은 국제 금융 체제의 엄격성과 복합성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봅니다.

아침저널 :
그리고 북한의 입장은 지금까지 연락사무소 단계를 거치지 말고, 바로 수교단계로 가자는 입장인 것 같은데, 그런 얘기들도 논의 될 수 있을까요?

문정인 대사 :
원론적인 입장에서는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결국 북한이 핵 폐기와 관련 된 구체적 행동을 취할 때 연락사무소를 얘기할 수 있고 그 다음에 정식적인 수교도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관계를 거치치 않고 수교를 얘기하기에는 이르다고 보고요. 원론적인 입장에서 북한이 핵을 폐기했을 경우 거기에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혜택 중 하나가 북미관계 정상화라고 하는 것이 이번에 얘기가 되겠죠.

아침저널 :
한미 FTA협상이 타결 되었습니다. 이것이 앞으로 동북아 정세에 긍정적 효과를 내지 않을까 하는 시각도 있는데?

문정인 대사 :
기본적으로 우리가 한미FTA를 한 것은, 참여정부가 지금까지 두가지 틀에서 FTA를 추진해 왔습니다. 하나는 한중일 3국간의 FTA를 구축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한미 FTA를 구축해서 한국이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 미국과 동북아 사이의 교량국가, 가교국가 역할을 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었거든요. 그래서 한미 FTA를 했기 때문에 이런 것이 한중일 3국 간의 동북아 FTA를 가져오는데 상당히 좋은 기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경제 부분에서의 협력이 강화가 되면 자연히 이런 것들이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도 가져 올 수 있다고 봐지거든요. 우리가 한미 FTA하는 것이 한미 동맹 강화 하고 이런 것들이 중국을 포위한다고 하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되겠죠.

아침저널 :
노무현 대통령이 말씀하신 균형자론과도 맥이 닿아있다고 볼 수 있나요?

문정인 대사 :
그렇죠.. 균형자론이라기보다는 한미 FTA라고 하는 것은 동북아 중심국가 개념에서 우리가 동북아의 무역에 있어서의 허브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그런 구상과 맥이 닿는다고 할 수 있겠죠?

아침저널 :
원자바오 총리도 10일에 한국을 방문하기로 되어있는데요. 이런 것을 보았을 때 일본과 중국의 입장에서 한미 FTA가 우리나라와의 FTA를 맺게 하고 관계를 개선시키는 것을 촉발 시키는 그런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겠죠?

문정인 대사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아침저널 :
한 중 FTA도 속도를 내서 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문정인 대사 :
그러나 한 중 FTA나 한 일 FTA는 계산할 것이 많으니까요. 한미 FTA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중일 3국 FTA는 그 수준이 조금 낮더라고 하더라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나 봅니다.

아침저널 :
끝으로 정상회담 관련해서 견해를 여쭙겠습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하나요?

문정인 대사 :
정부 입장에서는 양자 정상회담보다는 6자 회담의 연장선상에서 6자 회담을 보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조항이 있거든요. 그리고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것과 관련해서 4자 정상회담. 즉 남북한중국미국 4자, 만약 가능하다면 6자 정상회담을 생각하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지금 북미 정상회담이나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그렇게 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침저널 :
4자 정상회담이 더 가능성이 있다..

문정인 대사 :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침저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문정인 대사 :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문정인 외교부 국제안보대사였습니다.

이화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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