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님, 정신차리십시오!"

"노무현 대통령님, 정신차리십시오!"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여의도 국회 앞 1인 시위의 풍경.

20일 오후, 국회 출구 앞에는 대형 태극기를 한 손에 들고, 군데군데 맞춤법을 틀려가며 빼곡한 글씨로 써내려간 피켓을 몸에 건 노인 한명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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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미아동에 살고 있는 김배홍(70)씨.

그는 결연한 어조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결사적으로 저지하려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국보법이 폐지되면 "공산당이 자연스레 활개를 치게 될 것이고, 그러다 공산화가 되면 대한민국 국민 다 굶어 죽는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공산당이라면 살이 벌렁거린다"며 고개를 젓는 김씨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6.25 당시 17세의 소년이었던 그는 살고 있던 충청도 논산 땅까지 밀고 내려온 인민군에 의해 어머니와 형님이 잔인하게 학살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때를 떠올리면서 "지금도 피눈물이 난다"고 분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 이후 김씨는 ´공산당 잡는 일´에 적극 참여, "빨치산 토벌 등에 기여한 공로로 참전유공자로 인정받게 되었다"면서 목에 걸고 있는 금색 뱃지를 가리켰다.

그는 "국방부 기록에 따르면, 우리 어머니와 형님처럼 인민군 손에 학살당한 사람의 숫자가 90만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이런 극악무도한 공산당 살려주는 국보법 폐지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성토했다.

김씨는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서도 "정신 차려야 한다. 지금은 추락하고 있는 민생의 안정에 주력할 때"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 뒤 형법 보완, 과거청산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이른바 ´4대 개혁법안´을 이 날 오전 국회에 제출했다.

조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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