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능력이 저하되는 고령의 택시 기사들이 늘어나면서 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서울시 택시운전기사의 20%가 65세 이상이라고요?

= 네, 그렇습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시내 택시기사 8만7000여명(개인 4만9000여명, 법인 3만8000여명) 중 65세 이상 기사는 1만9000여명으로 고령 기사 비율이 20%를 넘어섰다고 하는데요. 서울시내 택시기사 5명중 1명은 노인인 셈입니다. 특히 70세 이상 택시 기사는 7100여명, 80세가 넘는 택시기사도 94명이나 있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서울 만큼 고령 기사 비율은 높지 않지만, 사고 비율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인데요.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4년 전국 택시 기사 28만1600여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택시기사는 4만8900여명으로 17.4%를 차지했지만, 이들의 사고 점유율은 19.4%였는데요. 비(非)고령 택시기사들이 16.8명당 1건의 사고를 낸 반면, 65세 이상 고령 택시기사들은 14.7명당 1건의 사고를 낸 것입니다.

고령 기사들의 사고 위험성을 감안해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 내년부터 65세 이상 버스운전자에게 자격유지 검사제도를 시행키로 했는데요. 하지만 택시 기사의 경우 개인택시 업계의 반발로 이 같은 자격유지 검사제도 시행이 유보된 상태라고 합니다.

국토부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버스의 경우 법인으로 운영되고, 다수의 여객을 운송하니까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개인택시의 경우 반대가 심해 유보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에 서울시는 65세 이상 고령 택시 운전자가 3년마다 운전적성정밀검사를 받고, 개인택시 면허 양수조건에 연령제한을 추가하는 등의 방안을 국토부에 재차 건의한 상태라고 합니다.

 

- 택시 기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고요?

= 네. 경력 35년의 개인택시 기사 A씨는(70) 씨는 “나는 시력이 좋아 자신있다. 돈 벌러 15시간 일하기도 하는데 제도만 자꾸 강화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는데요. 반면, 7년째 개인택시를 모는 B씨는(47ㆍ가명) 씨는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운동신경이 떨어지는데 승객 등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정년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승객들의 반응도 "불안하다"는 의견과, "경륜이 있어보여 오히려 안정감이 있다"는 쪽으로 갈린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도로교통공단 정책연구처 오주석 연구원은 “고령운전자가 노화에 따라서 신체 및 인지 기능이 저하돼 사고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들의 경우 본인의 운전능력이 저하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속도를 줄인다거나 야간 근무를 안 하는 등의 일종의 보상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 연구원은 “고령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라면서 “불특정 다수의 승객을 운송하는 택시 운전자의 운전능력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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