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으로는 22년만에 방북…남북 훈풍 부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개성공단을 전격적으로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1993년 부트로스 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이후 22년만입니다.

개성공단의 노동규정 개정 논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매우 민감한 시기에 반 총장이 북한지역을 방문하게 되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개성공단을 언제 방문합니까.

=반 총장은 21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개성공단을 방문하게 됩니다.

반 총장은 약 2시간 가량 개성공단에 체류하면서 우리측 관리위원회로부터 공단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주요 입주기업 시설과 공단 내 의료시설 등을 둘러본다는 계획입니다.

-반 총장의 이번 방문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반 총장의 방북은 어디까지나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이뤄지는 만큼 남북 간 정치적인 현안과 직접 관련된 행보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반 총장은 이날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참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한 관계를 실질적으로 회복하려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일이므로 다른 목적으로 추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북측에서도 반 사무총장 영접을 나올 예정인가요.

=네. 현재까지 누가 나올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단 개성공단 책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인 만큼 비중있는 인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통상 유엔 사무총장이 방문할 경우 외무담당 장관이 나와 영접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반 총장이 이번 개성공단 방문에서 내놓을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반 총장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 방문의사를 밝히며 '한반도 평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평화 메시지를 담은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큽니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간접적 방식으로 남북관계 개선 및 국제사회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 총장은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에서 "유엔은 '북한의 유엔'이기도 하다"며 "이는 제가 북한에 전달하려는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반 총장이 "남·북한간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남북한 직접 당사자가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스럽다. 그런 면에서 유엔이 보완적인 역할 할 수 있으면 아끼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유엔 차원의 선명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도 이번 반 총장 개성공단 방문을 어떤 식으로는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할텐데요.

=네. 북한은 인권과 탄도미사일 등 국제사회에서 제기된 비판적 여론을 상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북측에서 고위급 인사가 개성으로 내려와 반 총장을 영접하게 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 이유입니다.

우리측에서는 이번 반 총장의 방북에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과 이강우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이 우리 정부를 대표해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 인사와의 면담 여부는 유엔 측과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며 20일 유엔 측 선발대가 먼저 방북해 북측과 협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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