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일본산 茶, 독일산 칼처럼 한국산 명품 필요해-

한미 FTA 타결로 진출 여건이 개선된 미 대형 유통망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품질과 디자인 차별화 및 물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시카고 무역관이 시카고 소재 월마트, 타깃, 메이시 백화점, 베스트 바이(Best Buy), 베드 배스 앤 비욘드(Bed Bath & Beyond) 등 대형 유통 매장을 실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대형 유통망에 진열된 대다수 제품은 중국산 또는 저개발 국가산으로 한국산은 줄어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질과 디자인 차별화에 성공한 한국산 제품은 소비자로부터 꾸준히 호응을 얻었다.

베드 배스 앤 비욘드 매장의 한 관리자는 “7-8년 전만해도 매장에 식기류 및 조리기구 등 다양한 주방용품들이 한국산 제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중국산 제품으로 대체됐다”며 “한국산 제품은 가습기, 포크와 나이프 제품 정도만 있을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짓수에 반비례해 대형 유통 매장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제품은 동급 최고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최대 가전제품 전문 매장인 베스트 바이에서 LG 트롬 스팀 세탁기는 최고가인 1600달러로 미국산 제품인 월풀 듀엣 세탁기 가격이 1400달러인 것에 비해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메이시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폴로 양말은 10달러, 남성 양복은 600달러로 중국산 제품에 비해 2-3배 이상의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다수 한국산 제품은 한국 고유 브랜드가 아닌 유명 외국 기업의 주문자 상표 방식으로 매장에 진출해 향후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자체 명품 브랜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브랜드 개발에 성공한 선진국 제품의 예로 일본의 녹차, 독일의 칼 및 다리미 등이 있는데, 이런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고급화를 통해 저가 제품과의 차별화를 확고히 하고 있다.

독일산인 로웬타(Rowenta)다리미는 130달러인 반해 중국산 제품은 30달러이며, 헹켈스(Henckels) 칼 역시 7개 세트가 100달러로 38달러인 중국산에 비해 2배에서 5배 이상 가격이 높다. 매장 측은 명품 고가 제품을 꾸준히 찾는 소비자가 있고, 판매마진 또한 높기 때문에 적극 유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고급스러운 나일론 메시 티백을 사용하고 녹차의 본고장임을 내세운 일본산 이토엔(ITOEN) 녹차는 티백 1개당 가격이 1달러로 1개당 가격이 12센트에 불과한 다른 나라 제품에 비해 약 10배 정도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현재 베스트 바이에 납품하고 있는 오비데온(Ovideon)사의 사장인 댄 쥬빅(Dan Zubic) 씨는 “한미 FTA 타결로 크게 높아진 한국에 대한 인지도를 적극 활용한다면 미 대형 유통망 시장 진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중국 및 개도국과의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중고가품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포지셔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각 대형 유통망의 인터넷 매장을 통한 진출도 시도해 볼만한데, 이 경우 물류 시스템 구축을 통한 적기 납품이 성공적 진출의 첫 단계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창고 기능을 하는 물류센터에서 벗어나 유통 기지 역할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최근 한미 FTA 타결로 통관 절차가 간소화된 것이 한국 중소기업이 미 대형 유통망 인터넷 매장에 진출하기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다.

KOTRA는 우리 중소기업이 미국 대형유통망에 적기 납품할 수 있도록 공동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등 지원업무를 하고 있다. 특히 시카고 물류센터는 샘스클럽과 온라인 비즈니스 벤더 계약을 앞두고 있어 우리 기업의 미국 유통시장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KOTRA 시카고 무역관 정종태 관장은 “브랜드 고급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 가격 경쟁력이 취약한 한국산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시기적으론 늦은 감이 있어도 명품 브랜드 육성을 통한 수출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지폴뉴스 박지은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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