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법과 원칙.정의' 지켰다...김무성 '포용력과 강한 리더쉽. 당 장악력 확인...청와대.친박 지도력 훼손

▲ 새누리당 의원 총회가 끝난 후 김무성 대표 브리핑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여부를 논의한 새누리당 의원총회 결과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키로 했으며 이에 유승민 원내대표는 곧바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의총결과를 수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5월 29일을 기점으로 하면 41일,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및 새누리당 지도부 비난을 한 6월 25일을 기점으로 하면 14일만에 수습된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결국 사퇴를 했군요.

=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총결과가 나온 지 1시간도 안 돼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로부터 의총의 결과, 즉 사퇴 권고 의견을 다수 의견으로 정했다는 설명을 듣고 예정대로 사퇴한 것입니다.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 기자회견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어요. 법과 원칙, 정의를 지키고 싶었다. 많은 해석이 가능한 부분인데요.

=네 유승민 대표는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 탁자에 서서 준비해온 원고를 읽었습니다. 첫 마디는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였습니다.

두 번째 발언은 국민과 당원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크다"며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데드라인이었던 6일을 지나고 자진사퇴가 아니라 의총을 요구했던 의중을 해명했죠.

=네. 유 원내대표는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이다.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 법과 원칙, 정의, 헌법…….나올 얘기는 다 나왔네요. 그리고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죠.


= 네. 유 원내대표는 "'고통 받는 국민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고 한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면서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새누리당 의원 총회가 끝나고 퇴장하는 의원들

-. 오늘 의총은 어땠습니까. 친박계가 추진하던 사퇴권고 결의안은 안됐죠.

=네. 당초 사퇴권고 결의안을 의총에서 의결하려고 했지만 결국 사퇴 의견을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김무성 대표 등이 명예로운 자진 사퇴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표 대결은 결국 하지 않았군요. 했으면 양측이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을 텐데. 그래도 상당히 열기가 높았다고요.

=네. 의총 시작전만해도 거의 친박계와 비박계가 한바탕 전쟁을 치를 것처럼 강경한 입장이었습니다. 현장에서 표 대결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최악의 상황을 점치는 당직자들도 있었습니다.

-. 결국 표 대결은 하지 않았고. 4시간에 걸쳐 회의가 계속됐는데 의견들은 어떻게 나왔나요.

= 전체 160명 의원 중에서 130명이 참여했고 이중 34명이 발언신청하고 또 발언했습니다.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렸지만 표 대결로 가자는 의원들은 김용태 의원을 제외하면 없었다고 합니다.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대세였지만 그 방법을 놓고 이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김무성 대표가 직접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의총결과를 전달하는 것으로 결론을 박수로 승인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무성 대표가 유승민 원내대표가 기다리고 있던 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간 것이군요.
=네. 보통 이날 사회를 본 조해진 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이 전달하는데 김무성 대표가 직접 가서 의견을 전달하고 또 위로. 격려했던 것입니다.

-김무성 대표가 의총에서 한 발언도 화제 되군요. 유승민 원내대표가 큰일을 했다고 추겨 세웠다죠.
=네. 김무성 대표의 일관된 입장인데요. 국회법 개정안 처리는 유승민 원내대표 혼자 한 일이 아니고 당 최고위와 의원총회가 동의한 것이고 더 나아가 청와대도 충분히 알고 용인했던 사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당시는 최대 현안이었던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가 최우선이었고 그의 부대조건으로 야당과의 협상에서 불가피하게 합의했다는 것이죠. 김 대표는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여러 사람이 공과를 얘기하지만 많은 의원님들은 과실보다는 공로가 훨씬 많았음을 인정하실 것"이라며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새누리당을 함께 이끈 투톱으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늘 사랑하고 존경해온 점에서 계속 고뇌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했으니 이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하는데요. 이 문제가 또 심상치 않죠.
=네. 당헌당규에 따르면 일주일 안에 선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현재 친박계는 합의추대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완구 원내대표를 선출한 방식인데요. 친박계는 원내대표직에 4번 출마하고 해수부 장관으로 세월호 사고수습을 잘한 이주영 의원과 정무특보였던 주호영 의원, 충청권 몫으로 정우택 의원 등을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합니다.

-그런데 비박계가 이를 수용하겠습니다. 오늘 의총에서 비박계가 예상외로 차분하게 사퇴 권고를 수용한 것은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대비하기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네. 그래 보입니다. 이번 사퇴파동에서 비박계 의견을 수렴해 성명서 발표 등을 주도한 정두언 의원이나 정병국 의원, 그리고 의총에서 표 대결을 강조한 김용태 의원도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누가 유력합니까.
=일단 중도성향의 이주영 의원을 점치는 여론이 많습니다. 아니면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대안으로 생각하고요. 일각에서는 추경예산안 등 정책현안이 많은 만큼 이주영 원내대표-원유철 정책위의장 체제를 거론합니다. 정우택 의원도 친박진영에서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공세에서 대세를 형성하는 충청권 의원 8명이 일찌감치 방향을 '사퇴'로 잡아 단체행동을 예고한 것이 큰 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이완구 전 총리 낙마로 인하 충청권 배려라는 측면도 있고요.

-표 대결을 하면 어떨까요.
=글쎄요. 일단 비박계 입장에서는 차기 총선 공천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내대표 자리를 친박계로 넘길 경우 자기들의 총선 공천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쉽게 합의추대나 친박계 원내대표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무성 대표 역시 친박 원내대표를 원치 않고요. 그래서 경선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경선을 가게 되면 어느 쪽도 장담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단순 숫자로는 비박계가 조금 많지만 앞으로 전개될 상황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차기 원내대표를 반드시 자기 사람으로 세워야겠군요. 이를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는 용인하지 않을 것이고요. 그럼 새누리당은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르겠군요. 공무원 연금개혁 하나로 대통령과 여당이 완전히 풍지박살이 나는군요.

-김무성 대표는 앞으로 어떨까요.
=네. 간단히 말해 김무성 대표는 이번 파동을 거치면서 전례 없이 균형잡힌 리더십과 당내 지배력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

-청와대와 친박계 목표가 유승민 다음엔 김무성 대표라고 하던데.
=아마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유승민 사퇴파동을 처리하면서 도리어 당 안팎의 확실한 신뢰와 지지를 받았습니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의 강한 압박을 견디면서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 의총에 따른 자진사퇴라는 명예퇴진의 길을 끝까지 지켜준 것도 큰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의총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자진사퇴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고 설득해 관철했고 이번에는 반대로 '선당후사' 유승민 사퇴불가피론을 제기해 의총에서 큰 잡음 없이 결의를 이끌어낸 것에 보듯이 당 소속의원들에 대한 강력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음이 확인된 것입니다. 청와대로서는 쉽게 다음 타깃으로 김무성 대표를 겨냥하기 어려운 이유가 될 것입니다.

―간략하게 정리해 보죠. 이번 유승민 파동에서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얻은 것이 무엇이죠.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그리고 차기 원내대표 친박계 가능성 정도죠.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가 늦어지고 의총을 거쳐 사임해 청와대발 '군기확립' 의도는 애초에 물 건너갔고 국회법의 '위헌과 합헌' 시비 역시 빛이 바랬습니다. 닭잡는데 소잡는 칼이라고 일개 의원 당직사퇴에 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초유의 '원내대표 사퇴거부 파동'으로 번졌으니까요.

-원내대표는 언제 뽑게 되나요. 일주일이나 다음 주 수요일 15일 전에 결정되어야 하는군요. 드라마보다 재미있는 새누리당…….다음 주가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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