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가 청와대 독대보다 더 신경써야 할 일은 ‘국민불안 해소’성

안철수=V3 백신전문, 불법해킹의혹 극대화 최적

인터넷통신은 현대인의 ‘밥’..불신 해소 못하면 국민 심판

 

갈수록 증폭되는 국가정보원의 ‘불법해킹 의혹’에 대한 여야의 1차 대응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완승이다. 오랜만에 문재인 대표가 탁월한 신의 한 수를 내놨다.

국가정보원의 카카오톡 등 이미 국민들의 통신 수단으로 자리 잡은 SNS와 이메일, 핸드폰 등을 불법 도.감청, 해킹을 했다는 의혹에 국민들은 사실여부를 떠나 불안과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인터넷통신은 이제 단순히 ‘기계’가 아니다. 현대인들에게 인터넷통신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될 ‘밥’과 같은 것이다. 최근 일어나는 자전거 사고 중의 상당수가 스마트폰관련 사고가 대폭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이제 SNS를 비롯한 인터넷통신은 개성을 표현하고 삶의 한 부분일 정도로 현대인들의 ‘정체성’ 자체가 되고 있다. ‘음식 가지고 장난치면 천벌 받는다.가 아니라 이제 ‘통신 가지고 장난치면 천벌 받는다’는 말이 더 현실감있게 들리는 시대이다.

당연히 음식같은 통신을 갖고 장난쳤다는 의혹은 국민 모두를 분노케하고 국정원의 해명과 달리 ‘간첩’이 아닌 국민 특히 정치개입을 목적으로 이용되었다면 단순히 국정원 실무자 처벌에 끝나지 않고 정권교체로 이어질만한 메가톤급 화력을 지닌 사안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 최초의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인 V3를 만든  안철수 의원을 ‘국가정보원 도·감청 의혹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겨 이번 국정원 해킹 의혹을 대 정부, 대여 공세에 나섰다.

오랜만에 문재인 대표의 안철수 위원장 선택은 탁월한 한 수를 보여준 것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당내외 문제에 번번이 헛발질을 계속하던 문 대표에게 오랜 만에 보는 제대로 된 대응이다.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은 오영식 최고위원을 조사위원장에 임명하려고 했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대표가 영입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당 최고위원회의 도중 “안철수 의원이야말로 컴퓨터 보안 전문가 아니냐.며 적극 추천을 했고 이를 수용한 문 대표가 즉석에서 안 의원에게 전화해 수락을 받았다.

자신이 영입한 홍보위원장의 공식 회의석상에서 처음 내놓은 의견을 물리칠 수 없었거나 그동안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 등 문 대표가 제안하는 당직을 거부했기 때문에 안 될 것으로 예상하고 제안했다가 수락하자 어쩔 수 없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이번 국정원 해킹의혹 건에 대한 안 의원을 간판으로 내세운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오랜만에 ‘정부 앞에 서면 약해지는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김무성 대표체제 출범 이후 ‘여당답지 않게’ 신속한 정면돌파 대응으로 위기를 넘기고 반전시켜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유승민 사퇴 후유증인지는 모르겠지만 새누리당의 대응은 최근의 김무성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가 이번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을 방문해 현장 확인을 실시하기로 한만큼 사실 관계는 좀 더 진중하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며 “사이버 공간이 새로운 안보 위협으로 떠오른 만큼 불필요한 정치공세와 정쟁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는 15일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대북용과 해외 정보전 차원에서 준비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줌마 김무성 대표는 아예 야당의 진상조사 요구에 대해 “아직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문제가 생각하고 말고 할 문제인지 답답한 대응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카드에 비하면 새누리당의 대응은 무능하고 구태의연한 여당의 고질병이 다시 재발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김무성 대표가 취임1주년을 맞아 밝힌 혁신하는 보수이든 도덕적 보수이든 보수진영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는 ‘국민의 자유와 행복’이다.

이번 ‘국정원 해킹의혹‘은 바로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다. 야당이 아니라 혁신보수를 자처하는 김무성 대표가 대표직 아니 정치생명을 걸고 진상규명에 나서야 할 이유이자 그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보다 더 신경써야 할 일은 ‘국민불안 해소’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진상규명 위원회’ 정도가 아니라 통상 5명 안팎의 검사들이 참여하는 특검이 아니라 15명 이상이 참여하는 ‘슈퍼 특별검사제’라도 도입해서 이번 국정원 해킹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내놔야 한다.

국정원은 대 북한 및 외국국가로부터 다양한 위협과 도발을 저지하고 사전 예방하는, 그리고 국내에서 활약하는 북한 등 외국 스파이들을 색출하는 일을 하는 기관이다. 이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지금 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국정원의 존재와 활동의 이유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 국가를 북한 및 다른 국가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다. 만약 이를 위반했다면 엄중하게 처벌받고 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 범법행위에 대해 일반 국민보다, 다른 공직자보다 가중 처벌해야 하는 이유는 국민과 국가가 국정원에 허락한 ‘힘과 권한’이 다르기 때문이다. 큰 힘을 지니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엄중하다.

여야의 국정원 해킹 의혹 공방전은 이제 막 시작했다. 일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카드’로 시원한 한 방을 날렸다. 공을 넘겨받은 안철수 의원이 명성대로 ‘백신 전문가’로서 ‘국정원 불법 방지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김무성 대표는 유승민 사퇴파동 피로를 하루빨리 씻어내고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김무성 대표가 새줌마 지도력과 전통(?)의 여당대표 지도력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그의 몫이다. 그러나 그의 선택의 평가에 따라 국민도 냉정하고 정확하게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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