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해고·취업규칙'에 다시 발목 잡힌 노사정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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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해고·취업규칙'에 다시 발목 잡힌 노사정 대화
  • 김재협 기자
  • 승인 2015.08.19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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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지도부가 18일 노사정 복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결정' 등 노동계 현안에 다시 발목이 잡혀 대화 재개를 결국 선언하지 못했습니다.

-.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은 노사정 협상의 양대 핵심 사안이라죠?

=. 그렇습니다. 노사정은 4월에도 두 핵심 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대화 중단이라는 파국을 맞이한 바 있습니다.  

이날 노사정 복귀 선언이 무산됐지만, 한노총 지도부가 내부적으로 정부가 제시한 중재안을 근거로 노조원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여 26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복귀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노총의 복귀 선언을 끌어내기 위한 정부의 더욱 유연한 태도도 요구됩니다.  

-. 한노총 지도부는 이날 오전 주요 정책 의결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노사정 대화 재개를 결정하려고 했다면서요?

=. 하지만 금속노련, 화학노련, 공공연맹 등 한노총 산하 산별노조들의 극심한 반발로 논의를 26일로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산별노조들이 중집 개최를 막은 가장 큰 배경은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일반해고 지침이 만들어지면 저성과자나 근무불량자를 해고할 수 있는 '일반해고'가 도입된다죠?

=. 그렇습니다.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을 말하며, 두 사안은 올해 4월28일 한노총이 노사정 대화 결렬을 선언하게 한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노사정 대화를 무산시킨 두 사안이 이번에도 노사정 대화 재개를 가로막은 것인데, 금속노련, 화학노련 등 제조 부문 산별노조의 입장에서는 이들 사안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 근로자들이 가장 큰 두려움을 가지는 것이 해고요건 완화인데, 현장 근로자들을 대변하는 산별노조의 입장에서 이들 사안이 노사정에서 논의된다는 것 자체가 노조의 존립 근거를 뒤흔드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요?

=. 이에 따라 한노총은 두 사안을 노사정 의제에서 배제해야만 노사정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정부·여당은 이에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을 노사정 의제에 포함하되 '대화와 합의로 추진한다' 정도의 선언 후 중장기 과제로 미뤄, 한노총의 복귀 명분을 만들어 주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한노총 지도부는 이 중재안으로 산별노조들을 설득하려고 했으나, 산별노조들의 극심한 반발을 꺾지는 못했다죠?

=. 다만 한노총의 노사정 복귀 결정이 이날 무산됐지만, 26일 중집에서는 노사정 대화 재개 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산별노조들은 일반해고, 취업규칙과 함께 중집의 개최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점을 중집 저지의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22일 서울광장에서는 한노총 산하 조합원 3만여명이 참가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며 25일에는 한노총 산하 최대 산별노조의 하나인 금융노조가 전국금융노동자대회를 개최합니다.

-. 주요 대회를 앞두고 조직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인 만큼 노사정 대화 결정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산별노조들의 주장이라죠?

=. 그렇습니다. 특히 22일 전국노동자대회와 25일 금융노동자대회가 끝난 26일에는 산별노조의 반발 정도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26일 중집을 또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것은 산별노조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노총이 이날 성명에서 "노사정위 복귀와 관련해 김동만 위원장과 집행부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줍니다.

-. 한노총의 노사정 복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정부의 더 유연한 태도 변화도 요구된다고요?

=. 네, 맞습니다. 다만 고용노동부 등은 한노총의 일반해고, 취업규칙 논의 배제 요구에 "일단 노사정에 복귀해야 하며, 일반해고와 취업규칙을 논의에서 배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고용부는 이날도 성명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를 물리력으로 저지한 것은 노조 민주주의를 스스로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 앞서 고용부는 한노총 김동만 위원장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조건부 노사정 복귀' 의사를 밝힌 직후에 저성과자 해고와 관련된 자료를 내놓아 대화 분위기 조성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죠?

=. 이러한 입장 표명은 고용부의 '원칙'을 천명하는 것일지 몰라도, 한노총의 노사정 복귀를 끌어내는 데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노동계의 중론입니다.

노동계 관계자는 "한노총과 정부의 물밑 접촉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양측이 최대한 신뢰를 쌓아야 하는데, 고용부의 이러한 자극적인 발언은 대화 재개를 추진하는 한노총 지도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으며, 노사정위에 참여했던 한 공익위원은 "노사정 대화 재개에는 양측의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도 이러한 점을 숙지하고 유연한 태도로 한노총의 노사정 복귀를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회의장 향하는 한노총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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