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비 낮고 세컨드카만 늘 것 -

[석유가스신문/이지폴뉴스}
‘에너지절약이 목적이라면 그 취지에 충실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LPG 경차 허용 논란과 관련해 주유소협회 함재덕 회장은 에너지절약을 유도하는 수단중 하나로 논의중인 LPG 경차 허용과 관련해 원칙에 충실해서 결정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주유소협회 함재덕회장

“당초 경차 연료로 LPG를 허용하자는 논의가 시작된 배경은 에너지절약을 유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휘발유보다 LPG 소비자 가격이 싸기 때문에 경차 연료로 허용되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커져 보급이 늘어나고 자연스레 수송 에너지 소비가 절약될 것이라는 것이 그 기본적인 논리인데 사실과 크게 다릅니다”

그 이유에 대해 함재덕 회장은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LPG의 연비 효율이 휘발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의 자료를 인용한 함 회장은 중형 세단의 경우 휘발유 연비는 1리터당 12.3㎞인데 반해 LPG는 9.1㎞로 약 26% 정도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대형 세단 역시 휘발유 차량은 1리터에 10.1㎞를 주행하는데 LPG는 7.4㎞에 불과하다.

연비가 떨어지는 만큼 같은 거리를 주행하기 위해서는 휘발유 보다 더 많은 LPG가 필요하고 그만큼 에너지절약에 위배된다는 것이 함 회장의 설명이다.

LPG 경차가 허용되면 대중 교통 이용자들까지 승용차 구입에 나서 전반적인 승용차 증가 효과만 가져올 것이라는 점도 우려했다.

“수입차 판매 대수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2005년도에 3만901대가 팔린 수입차는 지난해 4만530대로 31%가 증가했고 국산차중에서 중대형 승용차의 비중도 여전히 크게 높습니다. 승용차를 과시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우리 소비자들의 인식의 문제 때문인데 경차 연료로 LPG를 허용한다고 중대형차량의 소비가 경차로 옮겨 오지는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오히려 세컨드 카의 개념에서 불필요한 승용차의 소비가 늘어나 에너지 과소비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LPG 경차 허용의 이유로 일부 환경 전문가들이 환경 친화성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함재덕 회장은 2005년도 환경부 자료를 인용해 경차 연료로 LPG를 사용할 경우 휘발유에 비해 일산화탄소 배출 계수가 두배 가량 증가하고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 배출량도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연구 자료를 근거로 새로운 사실도 언급했는데 LPG 자동차가 휘발유나 경유차량에 비해 배기가스중 수은 농도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함 회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LPG 1리터에 포함된 수은농도는 1230ng로 휘발유(571ng)나 경유(185ng)에 비해 크게 높았다.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면서 경차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소개했다.

LPG와 휘발유의 세전 가격은 각각 1리터에 387원과 563원(6월 기준)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세금이 부과되면서 692원과 1438원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전제한 함재덕 회장은 “정부의 인위적인 세제개편으로 LPG의 가격경쟁력이 휘발유에 비해 높은 것일 뿐이며 경차에 사용하는 휘발유에 대해 보조금 같은 형태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경차 보급이 확대되는 똑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함재덕 회장은 LPG 차량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고 실제 운행중인 LPG 차량중 22% 가량에서 가스 누출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 지금도 국내 수요중 58%를 수입하는 LPG의 추가 수입이 늘어나 무역 수지나 에너지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함재덕 회장의 요청에 의해서 이뤄졌는데 그 배경에 대해 묻자 ‘주유소업계의 입장을 다시 한번 외부에 확인시킬 필요가 있어서’라고 대답했다.

“산업연구원과 서울대, 환경운동연합에서 LPG 경차에 대한 전문가적인 입장을 밝혀 왔고 공론화되면서 다양한 사회적 의견들이 쏟아 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LPG 경차 허용이 논의되는 근본적인 이유 즉 에너지절약 유도라는 기본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LPG 경차가 허용되면 오히려 에너지의 과소비를 일으킬 수 있고 환경 및 안전성에도 반드시 유리한 것 만은 아니라는 점을 지금쯤 다시 환기시키는 것은 그래서 필요합니다”

에너지절약이라는 큰 명제에 주유소 업계 모두가 동의하지만 그 수단은 현명하게 결정돼야 한다고 함재덕 회장은 말을 맺었다.

     [이지폴뉴스]   석유가스신문 김신기자   shin@eoilgas.co.kr

석유가스신문 김신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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