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외주업체 직원이 손상화폐 분류 작업장에서 현금 5000만 원을 훔쳤다가 뒤늦게 붙잡힌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이번 사건은 어떻게 발생하게 됐습니까?
= 네, 그렇습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은 부산본부 손상권 지폐 분류장에서 정사기(화폐재분류기) 유지·보수 용역업체 직원 김모씨(26)가 5만원권 1000장을 훔쳤다가 적발됐다고 합니다.

한은은 매일 시중은행으로부터 손상화폐를 받아, 이 가운데 재사용할 수 있는 돈과 폐기할 돈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는데요. 김씨는 정사기 보수 작업을 하다가 눈앞에 현금이 있는 것을 보고 서류봉투에 담아 잠시 우체국에 다녀온다고 한 뒤 한은을 빠져나왔고, 훔친 5000만 원을 집에 가져다놓고 다시 지폐 분류장으로 돌아와 태연하게 작업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한은 부산본부는 오후 정산 과정에서 돈이 5000만 원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즉시 본부 전 구역을 폐쇄한 뒤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시스템(CCTV) 100여 대를 모두 점검해서 김씨가 돈을 들고 작업장을 빠져나온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이에 한은 직원들은 청원경찰과 함께 김씨 집으로 찾아가 도난당한 5000만 원을 전액 회수했고, 김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아 17일 오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씨는 한은 자체조사 과정에서 “순간적 충동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화폐 재분류장에서 이런 대규모 현금 도난 사건은 처음이라고요?
= 네. 한은이 뒤늦게 사실을 인지해 사건을 자체적으로 해결했지만 화폐 분류장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은 불가피할 전망인데요. 한은 정식 출납직원들만 현금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업무와 전혀 무관한 용역업체 직원이 현금을 서류봉투에 직접 담아 은행을 빠져나올 정도로 보안업무에 사실상 구멍이 뚫린 셈입니다. 한은은 내부적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런 형태의 사건이 발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은 출납업무를 담당하는 정직원이 아닌 외주 용역업체 직원이 현금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를 철저히 조사해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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