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묻겠다며 금융감독원이 채권은행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금융당국이 구조조정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고요?
= 네, 그렇습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17개 국내은행 기업 여신 담당 부장들을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으로 불러 강도 높은 기업 구조조정을 요구했습니다.

채권은행들은 개별은행 신용공여 50억원 이상이거나 총 신용공여액 50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 중에서 최근 3년간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이 1 미만인 기업 등을 부실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보고 1천934곳을 신용평가하고 있는데요. 채권은행은 이들 기업을 4개 등급(A~D)으로 분류해 C등급은 워크아웃으로, D등급은 기업회생절차로 유도할 예정입니다.

이날 회의는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좀비기업 구조조정을 독려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는데요. 금융당국이 채권은행에 엄격한 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요청했으나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기업 구조조정을 차일피일 미룰 조짐을 보이자 재차 강력 대응을 촉구한 것입니다.

이는 C~D 등급 기업을 더 많이 분류하라는 압박인데요.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금감원 조성목 선임국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거래처의 자구계획을 근거로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등 채권은행의 기업 구조조정 의지가 부족한 점을 질타했다고 합니다.

 

- 부실기업에 대한 은행의 책임도 묻겠다고요?
= 네. 조 선임국장은 지난해 중소기업 신용위험 평가의 경우 '정상' 등급을 받은 기업이 6개월도 못돼 부실화되기도 했다면서 신용위험평가가 미흡한 은행은 현장 검사 등을 통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2014년 신용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수습을 실무 지휘한 인물입니다.

채권은행들은 지난해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중소기업 125곳을 C~D등급으로 분류해 구조조정한 바 있는데요. 올해는 평가대상 기업 수가 늘어난 데다 당국의 의지도 강한 만큼 최소 150곳 이상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11~12월 예정인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 역시 엄격한 기준으로 시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전례가 없었던 강도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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