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108돌…양성평등 언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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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 108돌…양성평등 언제 오나
  • 김재협 기자
  • 승인 2016.03.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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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인데, 1908년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권 쟁취·노동조합 결성·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해 만들어진 세계여성의 날은 올해로 108주년을 맞았습니다.

-. 한국도 1985년부터 매년 3월 8일이면 '한국여성대회' 등 여성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연다고요?

=. 국내외에서 여성문제에 관심을 두고 양성평등을 이루고자 노력을 기울인 지 적지 않은 세월이 흐렀고, 많은 변화도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 등 각지에서 여성 지도자가 배출됐고,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여성 수장이 나오는 등 괄목할 만한 여성 지위 향상이 이뤄졌습니다.

-. 그러나 여전히 여성에게는 '유리천장'(직장내 여성차별)이 존재하고 가사노동의 많은 부분을 여성이 부담하는 등 여성 차별 해소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라죠?

=.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기업의 여성 정규직은 꾸준히 증가했는데, 6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2007년부터 추적 조사하는 '여성관리자패널조사'에 따르면 2014년 정규직 여성 비율이 40% 이상인 기업은 전체 248개사 중 31.9%를 차지했습니다.

2007년 23.5%에서 2008년 23.8%, 2010년 21.2%, 2012년 28.3%로 약간의 등락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또 경제활동참가율(통계청 조사) 역시 20대 여성은 2004년 63.3%에서 2014년 63.8%, 30대 여성은 54.5%에서 58.4%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 여성의 경제활동이 점차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사회적 지위도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요?

=.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성은 여전히 '유리천장'에 가로막혀 있는데, 2014년 임원급 여성비율은 3.5%에 불과했습니다.

예년과 비교해도 2007년 4.0%, 2008년 4.1%, 2010년 5.2%, 2013년 3.4% 등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또 남녀 간 임금격차는 최근 5년 중 가장 크게 벌어지며 오히려 양성평등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결과 2010년 여성은 남성의 73.1% 수준의 임금을 받았지만 2014년에는 그 비율이 72.1% 로 떨어졌습니다.

-. 이런 가운데 한국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성별 임금 격차 등을 종합해 산출한 '유리천장지수'(2016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9개국 중 가장 낮은 25.0점을 받았다죠?

=. 유리천장지수가 발표된 2013년 이래 4년 연속 꼴찌인데,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지만 '가사=여성이 할 일'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우리 사회와 가정에 뿌리깊게 박혀 있습니다.

결국 여성은 일과 가사·육아를 모두 해내야 하는 이중·삼중 부담을 지는 셈인데, 통계청의 '성별·연령별·소득계층별 가사노동시간 조사'(2014년 기준)에서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약 3시간 13분으로, 남성(약 43분)의 4.5배에 달했습니다.

-. '남성의 가사분담에 대한 실태조사'에서도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진다'거나 '부인이 주로 하지만 남편도 분담한다'는 비율이 80.5%에 달했다죠?

=.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답변은 16.1%에 그쳤는데, 손이 많이 가는 미취학자녀의 돌봄 시간 역시 여성이 약 3시간 2분으로, 남성(53분)의 3배가 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가정 내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더디다는 것인데, 가사분담을 두고 여성은 51.5%가 '공평하게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러나 남성은 '부인이 주로 하지만 남편도 분담'해야 한다는 응답이 48.3%로,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41.9%)는 답변을 웃돌았다면서요?

=. 네,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답도 7.1%에 달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자리가 있는 여성 상당수는 자신의 일에 만족하면서도 과중한 집안일로 힘들어했는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가족패널조사'를 보면 취업여성 4천205명 가운데 90.5%가 '일하는 것은 삶의 보람과 활력을 준다'고 생각했지만 29.5%는 '집안일이 많아서 직장일을 할 때도 힘들 때가 많다'고 답했습니다.

-. 정부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을 '4대 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척결하기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고요?

=. 그러나 많은 여성이 여전히 성폭력·가정폭력에 노출돼 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피해자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의 2015년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여성 이용자의 비율은 전체의 92.8%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여성 성폭력 피해자 비율은 95.0%, 여성 가정폭력 피해자는 91.7%였습니다.

-. 직장에서는 '여성이기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견됐다죠?

=.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여성근로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의 실태와 보호방안' 연구를 위해 시행한 심층면접에서 일부 참여자는 직장 상사에게서 '집에서 애나 키워라', '여자 계약직이…'라는 식의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대중매체의 '보이지 않는 폭력'도 심각한 수준인데, 지난해 잡지 '맥심 코리아'는 여성 납치와 살해 유기 등을 연출한 표지 및 내지 화보를 실어 논란을 빚었습니다.

-. 온라인에서는 성차별이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다죠?

=.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5월 14일∼6월 24일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방송을 모니터링한 결과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 TV'는 149개 방송 중 85개에서 성차별적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웹 이용자가 포털 페이지에서 광고·영상기사·포토갤러리 등을 통해 성차별적 이미지를 볼 가능성은 27.6%였고, 기사를 공급한 출처 언론사의 페이지 720개 중 505개에 성차별적 영상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수연 선임연구위원은 "경제활동 참여율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외국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고 여성의 정치 대표성이나 안전성도 여전히 미흡하다"며 "교육·홍보활동을 통한 인식 변화와 양성평등적 정책을 위한 전 부처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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