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법인차를 개인이 마음대로 쓰는 행위를 막고자 업무용 차량의 비용 처리 제한을 강화하자 수입차의 법인 차량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 롤스로이스 등 고가 수입차를 회사 소유로 등록하고 개인적으로 몰아오던 오너 일가의 폐해가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죠?

=. 이에 따라 그동안 재미를 봤던 고가 수입차 업체는 '판매 빙하기'를 맞으며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17일 한국수입차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 새로 등록된 수입차는 5만5천999대며 이 가운데 법인 차량은 전체의 34.9%인 1만9천564대였습니다. 수입차 중 법인차 비중이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35% 아래로 떨어진 것입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고가 수입차를 법인용 차량으로 구매하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세 및 과세당국의 관리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습니다.

-. 정부는 지난해 업무용 차의 사적 사용을 방지하고 공평과세를 실현한다는 취지에 따라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죠?

=. 개정안은 개인 사업자 명의로 업무용 차를 구매할 경우 연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입비 상한선을 최대 800만원으로 제한했습니다.

또 구입비와 유지비를 합쳐 1천만원 이상 비용으로 인정받고자 할 경우에는 운행일지를 작성해 업무사용 비율을 입증하도록 했습니다. 이전에는 5년에 걸쳐 업무용 차 구입비 전액을 비용으로 인정받고 연간 유지비도 제한 없이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법인과 개인 사업자들이 구매한 업무용 차에 대한 과세가 크게 강화된 셈입니다.

-. 이와 함께 1천만원 초과분에 대한 경비처리를 위해 운행일지를 작성한 후 관할세무서에 제출하도록 한 부분도 수입차를 업무용 차량으로 구매하는 데 따른 매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죠?

=. 운행일지를 작성해 제출할 경우 개인사업자들이 드러내기를 꺼리는 개인정보가 과세당국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고 운행일지 허위 작성 및 적발 시 제재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입증하듯 법 시행이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2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 중 법인차 비율이 3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2.6%까지 하락하는 등 2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고가 수입차 업체들의 올해 1분기 판매량 역시 대부분 줄었다죠?

=. 네, 판매량의 대부분을 법인 차량이 차지하는 수억원대의 롤스로이스(-12.5%)와 벤틀리(-45.0%)를 비롯해 포르셰(-13.6%), 재규어(-16.2%), 아우디(-45.0%), BMW(-3.7%) 등의 전년 동기 대비 올 1분기 판매가 일제히 감소했습니다.

특히 국내 세무사 업계 관계자는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세가 강화된 부분도 업무용 차량으로 수입차를 구매하는 데 장애가 되지만 그보다 과세당국에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법인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수입차 전체 판매량도 주춤하고 있다면서요?

=. 올해 1분기 수입차 중 법인차 판매량은 1만9천564대로 전년 동기 2만4천616대에 비해 5천52대 줄었습니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의 한 딜러는 "법인 차량에 대한 과세 및 과세당국의 관리 강화로 업무용 차의 사적 사용이 크게 제한됨에 따라 수입차 전체 판매가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 수입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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