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 차림에 머리까지 밀고 스님 행세를 하며 사찰에 들어가 금품을 훔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 12일 경찰에 따르면 절도죄로 교도소를 들락거린 노숙인 남모(51)씨는 2014년 8월 출소하고서 쉽게 돈을 훔치는 방법을 떠올렸다죠?

=. 어릴 적 집안이 가난해 경남 김해의 한 절에서 자란 남씨는 승복을 입고 스님 행세를 하면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특히 주택가의 소규모 사찰에서는 예불시간에 사무실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는데, 전화로 미리 예불시간을 확인해 '표적'이 될 사찰을 정했습니다. 남씨는 승복 차림에 머리까지 민 영락없는 스님 행색으로 빈 사무실을 '제 절'처럼 드나들며 금품을 꺼내 갔습니다.

-.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인천, 서울, 경기 광명 등지의 사찰에서 금품 910만원과 신용카드 3장을 훔친 그는 경찰에 붙잡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면서요?

=. 올해 1월 다시 출소한 남씨는 반성하기는커녕 못된 버릇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지난달 21일 전과 같은 수법으로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절에 들어가 사무실 서랍의 현금 45만원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 주지스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절 인근에 설치된 CCTV를 시작으로 이동 경로를 파악해 남씨를 붙잡아 야간주거침입 혐의로 구속했다죠?

=. 그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철저히 대중교통만을 이용했습니다. 승복은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에 두고 범행 때만 꺼내 입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남씨의 소지품에서 사찰 전화번호와 예불시간이 적힌 메모 40여장을 발견한 경찰은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요?

=.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다가올 석가탄신일에 사찰 인근이 혼잡해 절도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사찰 주변 형사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경찰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