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보령제약(회장 김승호)이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경영진(전문경영인) 교체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품의 매출이 크게 하락하거나 정체 상태를 보이면서 경영에 적신호가 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보령제약은 올 상반기 975억7679만원(매출할인 및 반품추정매출 제외)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936억6495만원) 대비 4.17%(39억1183만원) 성장했다.


그러나 이는 임대수익 등의 증가(2006년 상반기 38억4600만원→2007년 상반기 63억4692만원, 증가액 25억원)에 따른 것으로 주력 제품의 매출은 큰 폭으로 하락했거나 정체상태를 보였다.

대표품목인 고혈압치료제 ‘시나롱’의 경우 2006년 상반기에는 100억원이 넘었으나 올 상반기는 78억원의 실적을 올리는데 그쳤다. 감소폭이 22%에 달한 것.

또 다른 대표품목인 혈전치료제 ‘아스트릭스’도 전년 상반기 69억87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52억5100만원으로 25% 가까운 매출 감소현상을 나타냈다.

이밖에 위장약 ‘겔포스M´, 암환자 식욕촉진제 ‘메게이스현탄액’은 올 상반기 각각 81억9700만원과 57억1900만원 어치가 팔려 전년 동기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 2005년에 실시된 구조조정 효과가 올해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는 자체 또는 증권업계의 분석과 동떨어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올해 3월 김승호 회장과 함께 보령제약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문경영인(CEO) 김광호 사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메게이스 같은 약물은 시장이 무궁무진하다. 지금은 암환자만 보험이 되는데 이 약물은 말기심부전환자, 결핵, 불면증환자, COPD환자, 뇌수술환자, 노인성질환자 등 시장을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아스트릭스에 대해서도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좋은 약을 적극적으로 알리면 기업의 매출은 물론,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약기업의 보람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기업 성장 동력은 상품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보령제약의 올해 전체 매출실적은 지난해 수준(1851)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보령제약 안팎에서는 마케팅의 귀재로 알려진 김광호 대표(CEO)가 내년 주총 때 쯤 교체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보령제약의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임기는 3년 이지만 오너(김승호 회장 또는 김은선 부회장)가 마음먹으면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50년 역사의 보령제약이 최근 3년간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을 두 가지로 요약한다. 주력 품목이 제한돼 있다는 점과 조직관리의 부재를 꼽는다.

A제약사 관계자는 “조직 내부의 부침이 심했던 대표적 기업”이라며 “특히 2세 경영체계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보령제약 내부에서도 “소신있게 일할 분위기가 아니다. 고위간부들은 자기만 살아남기 위해 부하직원들을 배려할 줄 모르고 그동안 사실과 다르게 (오너에게) 보고하는 일도 많았다. 눈치보기 바쁘다.”라는 등의 자조섞인 목소리가 새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령의 김승호 회장이 경영을 직접 챙기지 못한 것이 보령제약 정체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해 75세인 김회장은 경영권을 장녀인 은선씨(49)에게 물려준 이후 최근 들어 명예를 추구하는 일에 부쩍 관심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테면 대만판 회고록 출간, 명예박사학위 수상, 사회복지법인 설립, 보령역사관 설립 등등.

“회장님은 지금 집무실에 안계십니다. 해외출장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우리도 뵌지 오래됐습니다.” 요즘 보령제약에서는 심심치 않게 이런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보령제약은 올해 10월 창업 50주년을 맞는다. 1957년(10월1일) 서울 종로에 보령약국을 개업한 이래, 평생을 제약업에 바친 김회장과 그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은 김은선 부회장이 급변하는 제약시장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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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폴뉴스]   헬스코리아뉴스/정대홍 기자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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