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최근 보건의료정책은 다양한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모든 정책이 변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최근 보건의료정책을 둘러싼 환경은 좀더 근원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일례로 의료계 일부가 요구하고, 보건복지부가 부분 수용하고 있는 의료 산업화 정책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정책을 바라보는 시각과는 전혀 다른 것임에 분명하다.

영국의 마가렛 대처 전 수상은 80년대 초반 노동당의 복지 정책이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비판하며, 성장에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하위 계층의 생활 수준도 올라갈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보수당의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이른바 신자유주의 논리다.

◆영국 복지정책 결국은 잘사는 사람에게 집중=최근 의료계에서 의료기관의 영리법인을 허용하자는 주장이 끈질기게 제기되고 있다. 진료비 등 병원 운영의 국가 규제를 풀어주면, 이윤 추구의 동기에 따라 높은 질의 의료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이것은 곧 하위계층의 의료 서비스 수준도 동시에 향상시킬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런데 영국의 대처가 누린 보수당의 전성기는 역설적으로 영국 노동당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어주고 말았다. 국가 중심의 복지 시스템의 붕괴가 또 다른 저항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파이를 키우면 못사는 사람들의 몫도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기만적인 것으로 치부되었다. 커진 대다수의 파이가 잘 사는 사람들에게 집중된 것이다.

여전히 신자유주의 논리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적어도 신자유주의를 먼저 시험한 영국에서 사회복지 시스템의 붕괴가 가져오는 위험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고 하겠다.
▲ 국민연금·사악법개악 규탄집회에 참석한 현애자 의원

한편 사회투자국가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청와대에서 나온 각종 보고서는 물론, 심지어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정책관실을 ‘건강투자국’으로 명칭을 바꿀 정도로 사회투자국가 이론은 신자유주의의 반대편에서 확산되고 있다.

사회투자국가론은 영국에서 마가렛 대처의 신자유주의를 잠재운 영국 노동당의 ‘제3의 길’에 그 모태를 두고 있다. 제3에 길에 대한 진보적 사람들의 평가는 매우 다양하며, 이 글의 주제를 넘어서는 문제이다. 다만, 사회 복지 시스템이 단순히 저소득층의 최저 생계를 보장한다는 개념을 넘어, 공격적이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발상은 긍정적이라고 하겠다.

◆참여정부 4년간 복지정책 초라하기 짝이 없다=그러나 제3의 길이 갖고 있는 논리를 차용한다고, 그것이 복지의 강화로 가는 것은 아니다. 영국은 병원비 국가 부담 비율이 제3의 길 이전에 90%에 육박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막 60%를 넘긴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참여정부 4년 동안 복지 분야 성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노인요양보장제도의 도입을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성과가 마땅히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반면 포지티브 방식으로 강하게 규제된 의료광고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확대되었고, 병원이 수행할 수 있는 부대사업의 범위는 확대되었다. 인천 송도와 제주에서 외국인들이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고, 민간보험은 주식시장에 상장하였다. 의료 산업화를 일관되게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일부 의료계 직능단체의 로비로 얼룩진 의료법이 6월 임시국회에 제출되었다. 이번의 의료법은 로비뿐만 아니라 의료 산업화 논리로도 얼룩져 있다. 병원 간 인수 합병이 활성화되고, 비급여의 가격 결정이 자율에 맡겨진다.

의료법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로비로 얼룩진 법안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의료 산업화의 질주에 편승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애자 의원(국회보건복지위원회/민주노동당/비례대표) 약력]

▲주요전직/경력
제주도 여성농민회 회장, 우리겨레 하나되기운동본부 발기인, 민주노동당 서귀포,남제주군 창당준비위 부위원장.
▲특이사항
국회 의원연구단체 : 국회신재생에너지정책연구회, 탈핵과대안적전력정책연구모임, 노동기본권실현국회의원연구모임 소속

현애자 의원 홈페이지 : http://lovemin.org

ⓒ 대한민국 대표 건강시사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http://www.hkn24.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이지폴뉴스]   헬스코리아뉴스/현애자의원   admin@hkn24.com

헬스코리아뉴스/현애자의원 기자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