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 공시제 시행 1년 넘었지만 '팔라'는 의견은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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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견 공시제 시행 1년 넘었지만 '팔라'는 의견은 실종
  • 최영준 기자
  • 승인 2016.06.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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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의견 일변도인 증권사의 기업 분석 관행을 개선하고자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를 시행한 지 1년이 넘었지만 '팔라'는 의견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5월 29일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 도입 이후 1년간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보고서 2만3천634건 중 매도 의견 비중은 0.03%(총 7건)에 불과했다죠?

=. 이는 제도 시행 이전의 0.04%보다 소폭이지만 줄어든 수준입니다. 사실상 매도를 권고하는 비중축소 의견은 0.23%(54건)에 머물렀는데, 매도·매수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중립 의견은 2천27건으로 8.58%를 차지했습니다.

-. 반면에 매수 의견은 79.36%(1만8천756건)로 주류를 이뤘다면서요?

=. 네, 강력매수 의견은 0.61%(145건)로 파악됐습니다.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의견 비율을 공시하도록 강제했지만 '사라'는 의견만 있을 뿐 '팔라'는 조언은 더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가 하나도 없는 증권사도 수두룩했다죠?

=.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투자의견을 제시한 국내 증권사 32곳 중 21곳이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 비중이 0%라고 공시했습니다.

-. 여기에는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같은 대형사도 포함됐다고요?

=. 그렇습니다.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 중에는 한화투자증권이 6.9%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습니다.

그 다음이 하나금융투자(2.9%), 메리츠종금증권(2.0%), 한국투자증권(1.8%), 미래에셋증권(1.3) 순이었습니다. 메릴린치(28.7%), 모간스탠리(20.3%), 골드만삭스증권(15.4%) 같은 외국계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 비중이 훨씬 컸습니다.

-. 매도 의견이 사실상 실종된 것에 대해 증권업계는 애널리스트들이 소신껏 투자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한다죠?

=. 네,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을 내면 해당 기업을 탐방하거나 직원을 면담하기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또 기관 투자자가 보유한 종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을 내놓으면 거래 증권사를 옮기겠다는 식으로 압박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말 교보증권이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1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하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가 하나투어로부터 기업탐방을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의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 당시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들은 애널리스트들의 합리적 비판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취지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요?

=. 이와 관련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신용평가사가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못해 신용등급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며 "투자자로서는 사실상 중립 투자의견에 매도가 포함돼 있다는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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