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이 의대 교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장기 해외연수제도를 없애기로 했는데, 이는 국내 대학병원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다른 대학병원으로 파급될지 주목됩니다.

-. 28일 세브란스병원이 추진 중인 '세브란스 선도연구자 양성 프로젝트'에 따르면 2018년에 신규로 임용되는 전임교원(교수)부터 기존에 최장 2년간 운영되던 장기해외연수제도가 없어진다면서요?

=. 2015년 이전 임용 전임교원은 현행 제도가 유지되며 2016년과 2017학년 신임교원은 1년까지만 해외연수를 갈 수 있습니다.

장기 해외연수제도는 대학병원마다 세부기준은 다르지만, 해외 유명 의과대학이나 병원에서 연구 및 경험을 쌓을 기회로 인식됐습니다. 이 때문에 대학병원의 교수들은 마음만 먹으면 한번쯤 이런 기회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수 기간에 의사들의 연구 역량이 부진하고 진료 공백이 크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죠?

=. 네, 그렇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이런 평가 등을 토대로 해외연수제도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보통 교수들이 장기해외연수를 가는 시기를 보면 그동안 임상에서 쌓은 경력으로 한창 진료와 연구에 성과를 내는 시점"이라며 "장기해외연수 전후 이런 흐름이 끊기는 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연수제도를 개편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세브란스병원은 비전임 신분의 임상강사 등을 대상으로 한 해외연수프로그램을 신설해 젊은 연구자를 양성한다는 방침입니다.

-.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출발에 필요한 항공권, 이사비용 등 준비비 1만달러와 1년간 체재비 총 5만달러가 지원된다고요?

=. 다만, 연수기간 1년이 넘어가면 지원금은 없고 신분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기 해외연수제도의 변화를 두고 젊은 의사들의 반응은 기회가 확대됐다는 의견과 축소됐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임상강사로 재직중인 A씨는 "전임교원이 되면 최장 2년간 누릴 수 있던 혜택이 1년으로 축소된 것"이라며 "젊을 때 기회를 주겠다고 하지만, 연수를 다녀온다고 고용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어서 연수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오히려 평가에 독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임상강사 B씨는 "1년이라는 시간이 성과를 내기에는 짧지만, 해외 연구자와 인맥을 쌓는 등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전공의 특성과 개별 상황에 따라 선택할 문제겠지만, 그동안 임상강사에게 없었던 기회가 생긴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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