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짐에 여행·유통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 업계는 지난달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등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아직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요?

=. 상용비자와 선상비자 요건 강화, 한류스타 출연 중단 등 중국의 보복성 대응으로 비칠 수 있는 움직임이 하나 둘씩 나타나면서 중국인 여행객(유커·遊客)의 한국 관광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7일 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중국 전담여행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직 큰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죠?

=. 그러나 앞으로 상황이 악화하면 중국인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관광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중 한국인이 절반 가까이 돼 한국-중국간 여행이 제한되면 중국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실제로 사드가 배치된 뒤에는 어느 정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지난달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90만명으로 예상돼 역대 월별 최다를 기록했다죠?

=. 사드 배치 결정이 지난달 8일 발표된 것을 고려하면 아직은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개별 여행사 중에는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경험했다는 곳도 있는데,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 여행사 중 한 곳은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10% 줄었다"며 "지난해 7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영향으로 관광객이 적었던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큰 감소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호텔업계 관계자는 "사드가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는 있지만 정치적인 사안이라 아직 대책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내 여행사 등 파트너들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변동사항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죠?

=. 다른 호텔 관계자는 "아직은 예약 등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도 "파장이 커지면 분명히 호텔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서울 시내 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 구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합니다.

-. 면세점 업계는 메르스 사태로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하면서 위기를 맞은 바 있다죠?

=. 네, 맞습니다. 특히 9월 중추절과 10월 국경절 연휴 등 '대목'이 다가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추절 연휴 예약 상황을 보면 작년보다는 중국인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설정한 목표치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 뚜렷한 보복 조치는 없다 해도 계속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패키지 여행객이자 자유여행자들은 큰 영향이 없겠지만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객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 실제로 일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 취소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죠?

=. 최근 개최된 '2016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참석 예정이었던 중국인 300명이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다음 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중국전을 보기 위해 방한하려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 3천명도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중국 도자기협회도 한국에서 개최 예정이던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요?

=. 모두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업계는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습니다.

 

▲ 여행, 관광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