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스포츠는 비와 바람, 햇볕 등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는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실외종목 성적에 자연이 미치는 영향은 어느 대회보다 강합니다.

-. 특히 바람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면서요?

=. 16일 리우의 마리아 렝크 수영경기장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남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예선에 출전한 우하람이 강풍 탓에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우하람은 2차 시기를 앞두고 바람이 심하게 불자 심판에게 타임을 요청하고서 다시 물로 뛰어들었습니다.

-. 그는 "경기를 못 할 정도로 바람이 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죠?

=. 우하람은 바람이라는 돌발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했습니다. 한국에 적응할만한 야외 다이빙장이 없는 것이 주원인이었습니다.

강풍에 굴복한 선수는 우하람 뿐만이 아닌데, 다이빙 강국 중국의 허차오는 4차 시기에서 91.00점을 받았지만 앞선 3차 시기에서는 27.75점을 받고 결국 21위로 예선 탈락했습니다.

-. 허차오는 경기 후 "4년을 준비했는데 결과에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날씨를 원망했다고요?

=. 네, "바람이 경기에 영향을 줬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는 훈련하지 않았다"며 충격받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경기 진행에 바람이 필수 요소인 요트에서도 너무 심한 바람 탓에 선수들이 애를 먹었습니다. 요트경기장인 마리나 다 글로리아에 이날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의 풍속은 25노트(시속 46.3㎞)에 달했습니다.

-. 요트들은 강풍 탓에 정박지에서 출발하지 못하고 대기해야 했다고요?

=. 네, 바람이 불기 전에 바다로 나간 요트 중 일부는 바람 때문에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조직위는 여자 레이저 레이디얼의 메달 레이스와, 남자 레이저 메달 레이스 등을 다음 날로 연기해야 했습니다.

-. 17일부터 시작되는 여자골프에서도 바람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죠?

=.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는 "바람이 많이 불 경우 창의적인 샷을 많이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의 박인비도 연습 라운드를 끝내고서 바람을 우려했습니다. 박인비는 "바람이 불지 않으면 크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바람이 변수"라며 "코스를 파악할 시간도 짧고 그린 주변 굴곡이 심하여서 상상력이 풍부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한국이 석권한 양궁에서도 바람 영향이 컸다면서요?

=. 삼바축제 때 퍼레이드가 열리는 장소를 개조해 만든 양궁 경기장 삼보드로무는 관중석 양쪽 측면이 높아 바람이 세게 붑니다.

다행히 남녀 단체전에서 바람은 큰 변수가 아니었습니다. 여자개인전에서는 6m/s가 넘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계기판 풍향이 한 바퀴를 돌 정도로 종잡을 수 없어 이변이 속출했습니다. 도깨비 바람을 이기지 못한 세계 랭킹 1위 최미선은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와 치른 8강전에서 0-6으로 완패했습니다.

-. 기보배도 4강전에서 바람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탈락했다죠?

=. 다만 바람에 적응한 장혜진은 돌개바람이 계속되는데도 과녁에 화살을 정확히 꽂으며 금메달 꿈을 이뤄냈습니다.

이날 남자 110m 장애물경기 예선,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 여자 원반던지기 예선은 비가 악재가 됐습니다. 또한 마라카낭 주경기장에 내린 폭우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재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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