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가습기국정조사특위 이훈 의원이 21일 이마트와 함께 지난 한달 동안 2010년 10월부터 6개월간 전국 이마트 144개 지점에서 팔린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과 애경 가습기메이트 구매이력을 확인한 결과, 총 9만1,466명이 관련 제품을 구매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 국회 가습기국정조사특위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

이날 이 의원이 공개한 명단은 A4용지로 5,000여 페이지가 넘고 이름과 주소, 가습기살균제 구매일자, 구매 세부상품명, 개수, 카드번호, 회원번호 등이 자세히 기재돼 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이훈 의원실과 이마트간의 협의를 통해 개인정보보호 식별이 안 되도록 정보의 일부분들이 마킹처리 돼 있다.

사용자들이 구매한 제품별 판매내역은 폐손상 인과관계가 분명하게 들어난 PHMG성분의 옥시싹싹 구매자가 7만 6천81명이다.

또 폐손상 및 기타 장기 손상 여부를 조사중인 CMIT·MIT가 주성분인 애경 가습기메이트 구매자가 1만 5,385명으로 조사됐다.

가습기살균제 판매량은 각각 옥시싹싹 11만5,538개, 애경 가습기메이트 1만 5,703개로 이 두 종류의 가습기살균제만 총 13만 1,238개가 6개월 새 팔려나간 것이다. 이 기간 1인당 가습기살균제 구매량은 약 1.43개로 나타났다.

지점별 판매량은 ▲죽전점이 3,814개로 가장 많았고, ▲구성점 3,345 ▲청계천점 3,287 순으로 많았고 산본점 2,996개를 비롯해 분당, 자양, 용산, 은평, 성수 14개 지점이 2,000개 이상 팔렸다. 영등포, 구로, 월계, 서수원, 수지점, 원주, 일산점 등 34개 지점이 1,000개 이상 판매됐다.

지점별 구입자수는 ▲죽전점이 2,402명으로 가장 많았고 ▲산본점(2,147명) ▲청계천점(2,109명) ▲분당점(2,108명) ▲용산점(1,961명) 순으로 많았다.

그러나, 올 7월 22일 현재 정부가 접수받은 피해자 수는 고작 4,050명(사망95명)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대형마트의 구매 내용이 워낙 방대해 우선 이마트를 상대로 2010년도 10월부터 6개월간 판매내역만 조사했지만 구매자가 10만여명에 달해 가습기살균제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가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매자중 약 67.7%인 6만1,913명은 이마트 회원으로, 이 구매자는 이름과 주소, 신용카드번호, 회원번호까지 확인이 가능하고 현금 구매했어도 구매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회원인 2만 9,553명의 경우에도 자신이 사용한 신용카드 번호를 통해 언제 어디서 어떤 가습기살균제를 얼마나 구매했는지 확인 할 수 있었다.

결국 이마트 매장에서 제품을 산 구매자들은 간단한 확인을 거쳐 구매내역을 제공받을 수 있었고, 자신의 건강상 위해정도에 따라 피해자 구제신청이 가능했었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피해자가 엄청나게 많을 텐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구제받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 할 수 없어 의원실 단독으로 조사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구매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도대체 2011년도에 정부는 존재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가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것을 확인했을 때 더 빨리 구제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것은 정부가 피해자 구제에 관심도 노력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대형마트들의 구매이력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데이터가 지워져 지금 당장 정부가 나서서 조사하더라도 오래된 구매내역은 조사가 불가능하다.

만약 2011년도에 정부가 이를 조사했다면 적어도 2005년부터 사용한 국민들을 찾아 전화나, 우편, 이메일, 문자 등을 통해 사용여부를 알려주고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잠재적 피해자들의 비난과 원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국정조사에서 정부가 보여준 무책임과 불성실은 용서 받지 못할 일”이라고 전제하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잠재적 피해자를 찾아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전수조사 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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