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화학성분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천연 유래 성분을 넣거나 화학성분을 최소화한 생활용품이 늘고 있습니다.

-. 23일 업계에 따르면 호수의나라 수오미의 아기 물티슈 브랜드 순둥이는 최근 향에 민감한 사용자를 위해 인공 향료를 아예 뺀 '무향 엠보싱' 티슈를 출시했다죠?

=. 올해 3∼5월 소비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더니 향기가 나는 물티슈보다 오히려 아무 냄새가 없는 제품을 더 선호한다는 이들이 75%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사업 초창기에 판매했던 무향 제품은 오히려 다양한 향의 신제품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는데 최근 소비자 기호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게 수오미의 설명입니다.

-. 이창봉 수오미 이사는 "예전에는 은은한 향이 있는 제품이 더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화학제품을 싫어하는 '노 케미'(No-chemi)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향 = 화학성분'이라는 인식이 있어 아예 무향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죠?

=. 깨끗한나라의 유아용품 브랜드 보솜이는 최근 천연 추출물을 넣은 아기 물티슈 '카렌듈라'와 '허니라임'을 선보였습니다.

카렌듈라 제품에는 예민한 아기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카렌듈라꽃 기름과 쉐어버터를 넣었고, 허니라임 제품에는 아열대 지방의 라임 추출물과 피부 건강을 돕는 프로폴리스 추출물을 넣어 사용감이 촉촉해지도록 했다고 깨끗한나라는 설명했습니다.

-.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최근 유아용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져 안전성과 사용감을 고려한 제품을 선보였다"고 전했다죠?

=. 네, 또한 LG생활건강은 기존의 '페리오 토탈7 가글'에서 합성 항균제와 타르색소를 뺀 제품을 내놨습니다.

파라벤·벤조산 같은 방부제는 물론 인공적으로 색을 내는 타르색소, 합성 항균제인 트라이클로산·염화세틸피리디늄(CPC) 등을 모두 뺐습니다.

-. 대신 식물 항균제인 후박 추출물을 넣어 충치균을 없앨 수 있도록 했다고요?

=. 그렇습니다. LG생활건강은 표백제 '산소크린'에 천연 유래 성분인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넣은 '산소크린 베이킹소다'와 '산소크린 식초표백'도 선보였습니다.

-. 두 제품 모두 형광증백제와 파라벤이 들어있지 않다죠?

=. 유통업계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화학물질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화장품에 주로 사용됐던 다양한 천연 유래 성분이 물티슈 등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제품으로도 확산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생활용품 업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는 품질과 원료에 대해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라며 "특히 일부 화학물질은 외국에서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고려해 이런 성분도 점차 식품 첨가물이나 천연 유래 물질로 바꿔가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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