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부터 1년 동안 자영업자에게 나간 은행권 대출(개인사업자 대출)이 27조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은퇴 연령층 비중이 60% 이상으로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 사진=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월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을 보면, 6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49조72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의 222조9045억원 대비 26조8178억원(12%) 늘어난 수치다.

이런 증가세는 같은 기간 은행 원화대출 증가율인 8%를 크게 웃돌고 최근 급증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인 7.9%보다도 빠른 셈이다.

대출 잔액을 연령대로 분류해보면, 50대의 대출 잔액이 97조9691억원으로 39.2%의 비중을 차지한다. 40대가 26.6%로 뒤를 이었다.

60대는 40대와 거의 비슷한 24.5%다. 30대는 8.7%로 40~60대에 크게 뒤지고 20대 이하는 1% 미만에 불과하다.

50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비중이 63.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대출 비중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1월 대비 고령층 비중은 21.2%에서 24.5%로 3.3%p 늘어났다.

다른 연령층 계층에서는 대출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최근 1년 사이에만 고령층 대출 비중이 23.1%에서 24.5%로 1.4%p 상승했다.

늘어난 대출 잔액의 36.1%(9조6613억원)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한 것이다. 50대가 35.4%(9조5003억원)로 대출 증가분의 71.5%가 50세 이상 은퇴연령 계층에서 발생했다.

자영업자의 전반적 고령화 추세 속에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서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은퇴연령 계층의 소득수준이 낮고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나 복지제도가 취약하기 때문에 베이비부머 은퇴 시기와 맞물려 이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인사업자 대출 건수는 같은 기간 185만5337건에서 199만1061건으로 7.3%(13만5724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규모가 566만9천명에서 564만명으로 2만9천명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대출 건수 증가폭도 적지 않은 셈이다.

개인사업자의 건당 대출금액은 1억2542만원에 달한다.

또 개인사업자 신규대출의 평균금리는 같은 기간 3.52%에서 3.40%로 0.12%p 하락하는데 그쳤다.

대출 잔액은 급증하는데 금리인하 폭은 매우 작아 은행의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11조2327억원에서 11조8524억원으로 6197억원(5.5%) 늘어났다.

이에 대해 제 의원은 “장사는 안 되고 빚은 불어나 자영업자들은 지금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자영업대책이란 것이 사실 ‘빚내서 장사해라’ 이것 말고는 없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어 “자영업과 고령층은 가계부채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면서, “5~60대 은퇴연령층 자영업대출의 증가는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선제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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