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가 나흘 뒤 10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가는데, 3당 체제의 여소야대(與小野大) 지형에서 열리는 이번 정기국회는 '청문회 정국'으로 시작힙니다.

-.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가 정기국회 첫날인 다음 달 1일 정해진다죠?

=. 같은 날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열립니다. 또 5∼7일 중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가 열리고, 8∼9일에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가 이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야당이 공세를 취하는 정기국회의 특성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겠다고 벼르는 중입니다.

-.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와 구조조정 청문회 증인채택 협상에서 여당에 다소 밀렸다고 평가받는 더민주는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청문회를 통해 실점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라고요?

=. 내친김에 다음달 26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각종 의혹 논란과 이철성 경찰청장 임명 강행 등 인사 문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쟁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입니다.

-.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극대화해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존재감과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이번 정기국회의 목표라죠?

=. 추경안 처리와 증인채택 협상에서 새누리당 편에 서 '야권 공조'에 균열을 냈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안에 따라 유연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실리를 챙기겠다는 게 국민의당 기본 방침입니다.

국민의당 원내 관계자는 "정기국회에 우여곡절이 많을 것으로 본다. 정부·여당이 일사불란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레임덕(정권 말 권력 누수)만 재촉할 것"이라며 "3당 체제의 중재·조정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구현하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면서요?

=. 그렇습니다. 노동시장 개혁, 서비스산업 활성화, 규제 완화 등을 위한 법안들은 지난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야권의 '철벽 방어'에 막혀 있습니다.

두 야당이 현 정권의 국정 난맥상을 드러내려고 선명성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큰 만큼 야당과 차별화된 '민생 정당'의 면모를 보여줘 지난 총선에서 이탈한 지지세력을 결집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야권이 비판하는 '국정 난맥'은 정부·여당에 대한 야당의 '발목잡기'로 초래된 측면이 크다"며 "새누리당은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 이처럼 여야 3당이 각자 다른 셈법으로 들어서는 이번 정기국회는 총선 이후 유명무실화된 '협치'를 되살리느냐, 기존의 '대치'만 반복하느냐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요?

=. 네, 맞습니다. 새누리당이 이정현 대표 등 친박(친박근혜)계 위주의 지도부로 꾸려진 데 대해 더민주는 전날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대표를 비롯, 친문(친문재인) 지도부 진용을 선출하면서 강경 노선을 예고한 터입니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 의결로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올해말은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국면이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각 당의 정국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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