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에 걸친 8월 임시국회가 결국 빈손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인데, 여야 3당은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이 만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문제를 협상할 예정입니다.

-. 협상 전망은 불투명하다죠?

=. 네, 전날에 이어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과 개성공단 지원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평행선을 그릴 가능성이 큽니다.

최대 쟁점은 교육 관련 예산입니다. 야당은 지방교육청의 채무상환, 학교 우레탄 운동장 교체, 교직원 통합관사 설치 등의 재원으로 최소 3천억원을 요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지방교육청 채무상환은 교육청들이 누리과정 사업을 위해 발행한 지방교육채를 갚기 위한 것으로, 사실상 정부가 누리과정을 직접 지원하는 것입니다.

-. 야당은 지난 29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국채 상환 재원을 절반으로 삭감하고, 이를 지방교육채 상환 재원에 쓰도록 단독 처리했다고요?

=. 국민의당은 더민주가 제시한 3천억원을 2천500억원으로 줄이는 '중재안'을 내놨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의 '날치기 예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강경합니다.

특히 비목(費目) 신설에 필수적인 정부 동의조차 없었고, 교문위가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예산을 삭감했다는 점에서 예산 편성의 원칙을 저버렸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지원예산 700억원도 여야 협상의 난제인데, 야당의 주장은 이들 기업이 개성공단에 두고 온 원·부자재에 대해서도 피해 금액을 산정해 보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개성공단 원·부자재 납품 협력업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밀린 임금과 대금 미수금으로 5천여 협력업체가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죠?

=. 정부·여당은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두고 와 확인되지도 않은 피해 규모까지 일방적인 주장만 믿고 지원하는 건 '혈세 퍼주기'라는 입장입니다.

특히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에서 "신고한 원·부자재는 구제를 받았지만, 신고 안 하고 '나도 손해 봤다'고 하는 분들의 주장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 더민주는 정부·여당이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 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아끼지 않으면서 일선 학교나 중소기업 등에는 야박하게 군다고 꼬집었다면서요?

=. 그렇습니다. 특히 우상호 원내대표는 "민생 예산을 늘리자는 우리의 주장에 대해 정부·여당이 한 푼도 올리지 않은 안을 가져왔다"며 추경안 처리 무산이 여당 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새누리당의 시각은 다르다죠?

=. 더민주가 소속 교육감들의 등쌀에 누리과정 예산으로 '발목'을 잡고 있으며, 당내 강경파가 번번이 여야 합의를 뒤집는다는 것입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여야 원내대표가 추경안 처리를 두 차례 합의했는데 모두 백지화됐다"며 "우 원내대표가 친문(친문재인)을 통제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더군다나 여야가 이날에도 추경안 관련 쟁점을 타결하지 못하면 다음 달 1일 문을 여는 정기국회로 넘어가고, '백남기 청문회'나 '구조조정 청문회' 개최도 지연됩니다.

-. 따라서 극적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면서요?

=. 그렇습니다. 우레탄 운동장 교체나 통합관사 설치에 대해선 새누리당도 예산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예결위 관계자는 "예비비로 지원하든, 다른 사업을 일부 감액하든 이 부분은 타결 접점이 모색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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