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 발효로 미국에 있는 한진해운[117930] 선박 4척이 항구에 들어가 짐을 내릴 수 있게 되면서 애를 태우던 화주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 그러나 다른 선박 수십 척의 하역에 필요한 자금 마련이 난항을 겪는 탓에 물류대란 사태를 해소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죠?

=. 11일 정부와 한진해운에 따르면 이날부터 미국 롱비치 항만 인근에 대기 중인 한진[002320] 그리스호·한진 보스턴호·한진 정일호·한진 그디니아호 등 선박 4척이 차례로 터미널에 입항해 하역을 재개합니다.

이는 미국 법원이 전날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스테이오더 신청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인데, 스테이오더 발효로 한진해운 선박은 채권자로부터 압류당할 우려 없이 미국 항만에 정박해 화물을 내릴 수 있게 됐습니다.

-. 한진해운은 법원의 승인을 받아 선박 4척의 하역비 용도로 미국 은행 계좌에 1천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요?

=.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총 97척 중 하역을 완료한 선박은 총 20척입니다. 국내 항만에 10척, 중국·베트남·중동 등 해외항만에 10척이 하역을 완료했습니다.

나머지 선박 77척은 부산(광양·36척), 싱가포르(21척), 미국 롱비치(5척)·시애틀(3척)·뉴욕(3척), 독일 함부르크(3척), 스페인 알헤시라스(5척), 멕시코 만젤리노(1척) 등 거점항만 인근에 대기 중입니다.

-. 이 중 국내 항만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할 36척을 제외하면 선적화물의 하역 정상화를 위해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컨테이너 선박은 총 41척이라고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죠?

=. 한진해운 배들은 미국을 비롯해 스테이오더가 발효된 일본, 영국 항만에도 압류 우려 없이 입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역 협상을 완료한 미국 내 4척을 제외하고는 하역비 문제가 남아 있어 실제 짐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 이들 선박에서 짐을 모두 내리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천7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요?

=.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주도하는 법원은 물류대란 사태를 풀려면 이 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채권단에 신규자금 지원(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은 담보 없이 추가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거부했습니다. 이에 한진그룹은 대주주로서 책임을 이행하겠다며 조양호 회장이 400억원, 대한항공[003490]이 60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대한항공은 600억원을 먼저 빌려주고 나중에 한진해운이 보유한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설정할 계획이었다죠?

=. 그러나 사외이사들이 배임 소지 등을 이유로 담보부터 취득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면서 당장 자금을 투입하지 못할 뿐 아니라 지원 여부도 불확실해졌습니다.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잡으려면 한진해운이 이미 담보 대출 중인 6개 해외 금융기관과 또 다른 대주주인 MSC(보유 지분 46%)로부터 모두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 조양호 회장이 보유 중인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 늦어도 13일까지는 400억원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이것만으로는 세계 곳곳에서 발이 묶인 한진해운 선박의 운항을 정상화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요?

=. 결국 스테이오더 승인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하역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면서 물류대란의 근본적 수습은 여전히 어렵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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