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순방 끝난 후 사업 차량 운행률 51.2%로 급락 / 사업 내용도 급선회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올해 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을 띄우기 위해 원조사업을 급조했다가 축소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아직도 대통령 한 명을 위한 보여주기식 사업을 하고 있다니 한심하다는 생각입니다.

-코이카, 한국국제협력단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았는데, 코이카마저 대통령에게 잘보이려고 원조사업을 급조했다니 놀아운데요.

=네. 코리아에이드라는 사업이 있습니다. 코리아에이드는 외교부에서 아프리카 개도국 원조와 함께 한류를 전파하겠다며 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급조해서 추진했던 이른바 ‘한국형 이동식 원조사업’으로 트럭 등 차량을 통해 현지 주민들에게 진료나 식품, 영상 등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지역에 국가별로 10대씩 배치되어 있습니다.

-매우 좋은 사업인 것 같은데.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26일 박 대통령 순방 이후 운행된 코리아에이드 차량은(순방 당시 출범사업일을 제외한) 총 26일 중 133대에 불과, 대통령 순방 당시 모든 차량이 운행되었던 것에 반해 약 51.2%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영상(문화)차량 한 대만 사업을 진행했다고 기록되어 있는 날도 있었다고 합니다.

-코리아에이드 취지에 비해 출범 당시부터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고요.

=네. 코리아에이드는 이전부터 개발도상국 스스로 지속가능한 경제사회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기여하는 사업이라기보다는, 수원국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한국만의 일방적인 일회성 원조사업이라는 측면에서 국제협력사업(ODA)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메뉴까지 바뀌었다고 하는데 무슨 말이죠.

=원래 계획은 차량을 통해 비빔밥 등 한식을 현지 주민들에게 지급하고, K-pop, 한국 영화 및 평창올림픽 영상 등을 상영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순방하고 돌아갈 때까지는 계획안대로 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돌아간 이후, 한식 대신 현지식으로, 또 K-pop 등 한류 전파 영상 대신 WHO에서 제작한 보건 영상이나, 현지 영상 위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또 일회성 사업 지적에 대한 비판이 일자 실시 주기를 월 4회로, 또 한국 정부가 직접 1년 시행 이후 수원국으로 차량 등을 이관하려던 것에서 2년 시행 후 이관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코이카 관계자들도 이같은 지적에 동의하는 겁니까.

=네. KOICA 관계자는 “사업 시행 직후 K-pop 뮤직비디오를 틀거나 비빔밥 등 한식을 나눠주는 사업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한국을 홍보하는 행위는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사업이 종일 지속될 경우 지루할 수 있고, 현지에서도 인기가 있기 때문에 ‘국제시장’ 등 한국영화는 아직 가끔 상영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답답하네요.

=이태규 의원은 “코리아에이드 사업이 박근혜 대통령 순방 직후 사업에 필요한 차량의 운행률이 절반으로 떨어진 것은 예산과 인력은 한정되어있음에도 ‘박 대통령을 위한 일회성 사업’이라는 지적에 사업 횟수를 무리하게 늘렸기 때문일 것”이라며 “코리아에이드는 국제개발협력 계획에 전혀 없었던 사업이 급조되었다는 점, ODA 사업이라며 한류 홍보를 하려는 등 개발의 효과성, 책무성, 지속가능성과 같은 국제사회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렇듯 급하게 사업을 변경한 것은 졸속 사업인 것을 자인한 꼴이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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