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부진을 겪는 현대중공업이 전북도와 군산시의 선박 건조물량 배정 요구를 사실상 거절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에 따른 '대량 실직사태'가 우려됩니다.

-. 전북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도내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요?

=. 26일 전북도와 군산시에 따르면 송하진 전북도지사, 문동신 군산시장, 박정희 군산시의회 의장 등이 지난 21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찾아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부회장 등을 면담했습니다.

이들은 최 회장에게 "내년 1분기 이후 군산조선소의 건조물량이 바닥나 1개뿐인 도크가 가동 중단될 처지에 있다"며 군산조선소에 LPG 선박 2척과 원유운반선 2척의 건조물량을 배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군산조선소의 경영 효율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군산과 전북 경제 유지, 폐쇄 시 시설과 인력의 막대한 손실 우려 등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 그러나 최 회장은 "군산조선소의 생산 라인은 경쟁력이 있으므로 지금은 어렵지만, 나중에 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녹록지 않은 회사 상황을 들어 사실상 물량배정을 거절했다죠?

=. 이에 따라 선박 건조물량이 떨어지는 내년 1분기 이후 군산조선소의 가동중단과 함께 대량실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군산조선소는 조선업 불황으로 조선소와 협력업체 근로자 등 700여명이 이미 실직한 데다, 내년 1분기 이후의 작업물량이 없어 근로자들의 대량실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 이럴 경우 군산은 물론 전북 경제 전체에도 큰 타격이 우려된다면서요?

=. 군산조선소는 전북 수출의 8.9%, 제조업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군산과 전북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체입니다.

현대중공업은 1조2천억원을 들여 군산조선소를 지어 2010년 조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까지 4조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정규 직원 700여명 이외에도 80여개 협력사에서 파견한 인력을 합쳐 총 4천여명이 종사해왔습니다.

-. 하지만 조선업계의 불황 여파로 수년 전부터 근로자 수가 감소한 상황에서 전망 또한 밝지 않아 큰 어려움에 봉착한 상태라죠?

=.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 4월 5천250명(군산조선소 760명, 사내협력사 3천185명, 사외협력사 1천305명)이었던 관내 조선업 종사자 수가 9월에는 4천547명(조선소 662명, 사내외 협력사 3885명)으로 줄었습니다.

군산시는 특히 도크 가동중단이 예상되는 내년 1분기 이후에는 직원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로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지만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 군산시 한 관계자는 "2018년부터 조선 경기가 좋아진다는 전망이 있어 군산조선소도 내년이 생사를 위한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면서요?

=. 네, 이 관계자는 "협력업체 단체들이 자구안을 마련 중이고 이달 전북의장단 협의회에서 조선소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달 말 현대중공업 자구책에 따라 군산시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결국은 도내 정치권이 나서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 군산조선소 협력업체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130만t급 도크와 1천650t급 골리앗크레인 가동이 중단되면 조선소는 사실상 폐쇄된 거나 다름없어 근로자 대다수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조선업 활성화, 선박 수주 노력, 물량배정을 위해 온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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