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등'인 줄만 알았던 앤디 머리(2위·영국)에게 1등으로 올라설 기회가 왔는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머리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BNP 파리바 마스터스 대회 7일째 남자단식 8강에서 토마시 베르디흐(11위·체코)를 2-0(7-6<9> 7-5)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죠?

=. 이날 머리의 승리만큼 중요한 장면은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의 패배입니다. 8강에서 이제까지 14번 상대해 모두 승리했던 마린 칠리치(10위·크로아티아)와 상대한 조코비치는 부상 후유증을 감추지 못하며 0-2(4-6 6<2>-7)로 졌습니다.

머리는 5일 열릴 밀로시 라오니치(5위·캐나다)와 4강에서 승리해 대회 결승에 진출하면, 조코비치를 제치고 새로운 세계랭킹 1위로 등극합니다.

-. 머리는 라오니치를 상대로 통산 8승 3패를 기록 중이며, 2014년 이후 7연승을 거뒀다죠?

=. 아직 머리는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한 적이 없고, 2위 자리에서만 76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29세인 머리가 조코비치를 제친다면, 1974년 존 뉴컴이 30세로 첫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이후 역대 두 번째 최고령 기록을 세웁니다.

머리는 2009년 8월 17일 처음으로 2위에 올라갔지만, 남자테니스 '빅 4(머리,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가운데 혼자 1위를 기록한 경험이 없습니다.

-. 윔블던 제패, 올림픽 2연속 우승으로 이미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머리는 2016년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을 기회를 잡았다죠?

=. 머리는 "아직 한 번도 그 자리에 올라가 보지 못해서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다"면서 "올해 세계랭킹 1위에 올라가는 건 원래 목표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기회가 왔고, 이번 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122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켜 온 조코비치는 왕좌에서 물러날 위기에 놓이자 "머리는 충분히 (1위가 될) 자격이 있는 선수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가 쌓은 업적을 존중한다. 우리는 정말 어릴 때부터 서로를 알았는데, 처음 둘이서 경기한 게 11살 때였다. 그리고 최근 1년 동안 그가 얼마나 놀라운 상승세를 유지했는지 알고 있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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