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간 간호사 부족으로 경남 농촌 지역 중소병원이 응급실 폐쇄위기에 직면하는 등 응급의료기관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해당 지자체와 병원 측이 수당을 더 준다거나 기숙사 제공 등 인센티브를 내걸면서 간호사를 구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고요?

=. 그나마 간호사를 구하더라도 수개월 만에 그만두는 일이 잦아 간호사 구하기 악순환은 계속됩니다.

이 때문에 응급실을 갖춰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농촌 지역 중소병원 중 일부는 간호사를 못 구해 응급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됐습니다.

-. 경남도는 지난달 하동병원과 함양성심병원 2곳에 대한 응급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됐다고 5일 밝혔다죠?

=. 이 중 하동병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응급실에 근무하는 간호사 2명이 개인 사정과 병가 등으로 그만뒀습니다.

당시 군 보건소 간호직 공무원 2명이 이 병원에 파견 근무에 나서면서 응급실이 폐쇄될 위기는 넘겼습니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상반기에 응급실 의사 1명도 근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 응급의료 관련 법상 응급실 24시간 근무 기준 인원인 의사 1명(12시간 근무형태로 실제 2명이 필요)과 간호사 5명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죠?

=. 보건복지부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하동병원 응급실에 대해 응급진료기관 지정을 취소했습니다.

응급진료기관 지정이 취소되면 24시간 응급실은 운영되지만, 응급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는 등 국비 지원에서 제외됩니다.

-. 이에 따른 병원 경영난으로 의료서비스 질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요?

=. 함양성심병원은 의사 수 기준을 채우지 못해 응급진료기관 지정이 취소됐지만, 간호사 부족으로 애를 먹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2~3년간 간호사가 모자라 간호사협회와 간호학교, 간호직 공무원 지인 등을 수소문해 겨우 응급실 운영에 필요한 5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남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내 병원급 의료기관 291곳(5만1천714병상)에서 9천653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이들 간호사 1명이 5.35병상을 맡는 수준이고, 간호·진료보조를 하는 간호조무사가 8천519명이 근무하기 때문에 간호사 인력난이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죠?

=. 그러나 농촌 지역에서는 간호사 구하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농촌 중소병원은 업무가 많지만 임금 수준은 낮은 데다 출퇴근 불편 등 생활여건이 좋지 않아 근무 희망자들이 적은 탓입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가 '보호자 없는 병동'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등 간호사 수요를 늘리는 정책을 펴면서 지방 병원 간호사들이 근무환경이 좋은 대도시 병원으로 이직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 때문에 하동군은 올해부터 1억2천만원의 응급간호수당을 예산에 편성해 지역 중소병원 응급실 간호사들에 대한 처우를 높였다죠?

=. 함양성심병원은 응급실 근무 간호사에게 기숙사 제공에 준하는 비용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간호사들을 구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입니다. 또 하동병원과 함양성심병원은 간호사와 의사 기준을 맞춰 내년에 응급의료기관으로 재지정되도록 할 방침입니다.

-. 경남도 식품의약과 관계자는 "배출된 간호인력은 부족하지 않지만 실제로 근무하는 인력이 부족한 탓에 근무환경이 좋지 않은 농촌 중소병원에서는 간호사 구하기가 힘든 것 같다"며 "유휴인력에 대한 재취업 유도와 취약지역 근무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등으로 농촌 중소병원 간호사가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요?

=.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 경남간호사회 양은주 사무처장은 "의료 취약지인 농촌과 도서 산간은 물론 대도시 중소병원도 간호사 구하기가 힘들다"며 "과중한 업무와 열악한 교대근무 및 복지혜택 등 근무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양 처장은 "적정한 간호행위수가 지급 등 간호사들이 일한 만큼 제대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대형병원과 임금 격차 해소, 근무여건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경력 단절 간호사 재교육 등 간호사회에서 하는 사업이 간호사 수급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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