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상황이 '심정적 분당'으로 일컬어지던 지난 4·13 총선 때보다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 지도부 진퇴와 정국 수습방향을 둘러싼 친박·비박계의 균열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한지붕 두가족'의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고요?

=.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의원 모임'(진정모)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열어 당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모임에는 회원은 아니지만 5선의 정병국, 4선 김재경 나경원 의원 등 3선 이상급 중진의원들까지 가세해 힘을 실었습니다. 이들은 국회의원뿐 아니라 당 소속의 시도지사, 그리고 원외 위원장까지 외연을 확장해 오는 13일 '비상시국 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우리 추산으로는 29명의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건강한 보수를 만들고, 당 해체 후 재창당이 필요하며 여기에 당 지도부 문제는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죠?

=. 그렇습니다. 같은 시각 진정모 회의가 열린 바로 옆 회의실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으로 통하는 김학용 의원이 '각계 원로들과 함께하는 비상시국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김 전 대표와 4선 이군현, 3선 김성태 의원이 참석했으며, 김세연 권성동 의원은 행사 초반에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진정모 회의장으로 향했습니다.

-. 토론회에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이끌고 있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이각범 전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장 등 사회 각계인사들도 참여했다면서요?

=. 네, 모두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인물들입니다. 원내에서는 여전히 숫자에서 밀리는 비박계가 전방위로 세력들을 규합해 친박계 지도부를 압박해 들어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이와 관련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강석호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대통령이 국회에서 총리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했으니 이제 지도부는 어떻든 다음으로 넘겨야 한다"면서 "현 지도부가 계속 버틴다면 건강한 보수의 의견을 담아내는 또 다른 새누리당 내의 지도체제나 지도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에 맞서 친박계도 물밑에서 세력 결집을 시도하며 서서히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죠?

=. 그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두 차례의 사과 담화문을 발표하고, 국회를 찾아 거국내각 총리 추천을 요청하자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조만간 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모임을 결성할 예정"이라면서 "비박계를 제외하면 25명 정도이고, 여기에 초선까지 합치면 50∼60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지난 6월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전격 결정하자 이에 항의하며 긴급 회동을 열었던 바로 그 재선 그룹이 중심이라죠?

=. 네, 한 핵심 당직자는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정 정상화에 협력해 달라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느냐"면서 "당내에서도 힘을 합쳐 이 난국을 극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이와 별개로 국회 본청에서는 초선 의원 모임도 열렸다면서요?

=. 네, 16명이 참석한 이 모임에는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의원을 포함해 친박계 의원들이 주로 자리를 지켰습니다.

실제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요구는 없었으며, 당이 분열돼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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