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구속은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그룹의 글로벌 사업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우선 '비리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에 흠이 갈 수 있다는 지적이라고요?

=.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컨설팅기업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6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브랜드 가치가 전 세계 7번째, 국내 기업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의 명성을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려도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폴크스바겐은 인터브랜드의 2014년 평가에서 31위를 기록했지만 디젤게이트에 휘말리면서 브랜드 순위가 2015년 35위, 2016년 40위로 내리 하락했습니다.

-. 삼성도 이번 사태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죠?

=. 이미 삼성전자는 특검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 포럼이 발표하는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 명단에서 4년 만에 처음으로 빠지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 부회장의 구속은 경쟁사에 좋은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사들은 기회 될 때마다 삼성을 공격하는데 당장 이들이 '범죄인 회사가 만든 제품'이라고 공격하면 삼성은 당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 일각에서는 삼성이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적용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요?

=. FCPA는 미국 기업이 해외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회계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처벌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1977년 제정한 법입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거나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하게 돼 있는 기업 또는 기업의 자회사가 적용 대상입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상장 기업은 아니지만 2008년 해외부패방지법 개정으로 법 적용 범위가 확대돼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FCPA 제재 대상으로 확정되면 과징금을 내야 하며, 미국 연방정부와의 사업이 금지되는 등 미국 내 공공 조달사업에서 퇴출당하게 됩니다.

-.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영국, 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강도 높은 부패방지법을 적용하고 있다죠?

=.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 2006년 주OECD 대표부 대사를 지낸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당시 OECD에서도 부정부패한 기업과는 거래를 못하게 했는데 이후 기업 부패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 더 강화됐다"며 "삼성이 향후 국제기구나 공공기관 입찰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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