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17일 파산 선고를 받고 사라질 운명에 처하면서 한국 해운업도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둔화와 선박 공급 과잉이 지속하면서 이미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해운시장은 올해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죠?

=. 한진해운 사태 이후 글로벌 대형 화주들이 한국 해운업에 대한 신뢰를 잃은 가운데 해외 대형선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해운 기업들은 풍전등화 처지에 몰렸습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등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선·벌크선·탱커선 등 선박량 증가율은 3.7%로 지난해(2.2%)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1만5천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공급량은 올해 34.7%나 급증할 전망입니다.

-. 반면 올해 해운물동량 수요 증가율은 2.3%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죠?

=. 그렇습니다. KMI는 올해 글로벌 해운얼라이언스(해운동맹)가 양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해운사 간 치킨게임이 재발할 우려가 있으며, 치열한 경쟁으로 운임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정부는 국적 1위 선사가 되는 현대상선[011200]을 중심으로 해운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우선 한국선박해양이 다음 달 초까지 현대상선의 선박 10척을 매입하는 등 7천2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현대상선은 향후 5년간 2천억원 이상의 손익이 개선되고 5천억원이 넘는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 수년 내 국내 선복량이 한진해운 침몰 이전인 100만TEU를 회복하도록 선대 규모를 키우기 위해 최대 20척의 선박 신조를 돕고 국적 터미널운영사를 만든다면서요?

=. 이 밖에 현대상선과 근해선사인 장금상선, 흥아해운[003280]이 결성해 다음 달 출범하는 '미니 동맹'인 HMM+K2 컨소시엄은 국내 대부분의 선사가 참여하는 조직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을 인수해 3월 중 영업을 개시하는 SM상선도 정부의 각종 지원책을 활용하도록 돕는다는 계획입니다. 전문가들과 업계는 해운업 육성 정책이 신조 선박 발주 지원 외에도 M&A를 위한 자금 확보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세계 해운시장에서 굵직한 M&A가 잇따르는 것에 발맞춰 국내 선사도 결국 몸집을 불려야 생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설명이라죠?

=. 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 규모가 크면 화주들의 신뢰도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국내 선사가 금융당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우량한 해외 선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도록 추가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컨테이너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