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총수 부재 사태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의 전장기업 하만(HARMAN)을 사실상 품에 안았습니다.

-. 하만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스탬포드시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삼성전자와의 합병안을 통과시켰다죠?

=. 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늦어도 3분기까지는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애초 일부 주주가 공개적으로 합병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하만 경영진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내는 등 주총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한국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돼 주주 여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 그러나 하만 인수 일정이 순항하면서, 총수 공백으로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는 그나마 한숨 돌리게 됐다고요?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내용을 보면 이날 주총에는 보통주 약 6천988만주 중 약 4천946만주의 주주(70.78%)가 참여했습니다. 찬성 4천700만주(67%), 반대 210만주, 기권 43만주로 무리 없이 통과됐습니다.

안건은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됩니다. 주주 과반의 동의가 성립되면 현지법에 따라 반대한 주주들도 해당 지분을 매도해야 합니다. 거래금은 총 80억 달러(9조2천억원)로,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사례로는 최대 금액입니다.

-. 남은 절차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한국의 반독점규제 당국의 승인이라고요?

=. EU와 중국은 하만 제품이 주로 판매되는 고객사 시장이기 때문에 반독점규제를 따질 수 있습니다. 반독점규제는 기업 간 M&A로 특정 사업부문·제품에서 독점이 심화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을 때 내려지는 조치입니다.

삼성전자는 전장 분야에서는 '신생주자'라 하만과 결합 시 독점 이슈에서는 자유롭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 하만은 인포테인먼트, 카오디오 등 전장사업 전문기업이라고요?

=. 1956년 오디오 기업으로 출발해 1995년 독일의 베커 사가 인수하면서 전장부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습니다.

2015년 매출은 69억1천 달러, 영업이익은 6억8천 달러에 이르며 매출의 65%는 전장사업에서 얻고 있습니다. 전장사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9%에 이릅니다. 2025년에는 1천29억 달러로 스마트카 전장 시장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 삼성전자는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 전장사업을 미래먹거리로 보고 투자해왔다고요?

=. 그렇습니다. 하만은 인수 후에도 삼성전자의 자회사로서 현 경영진에 의해 운영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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