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는 13일 현재 8승 3패로 리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그런데 두 팀의 세부성적을 들여다보면 '극과 극'이라고 부를만한 숫자가 눈에 띕니다.

-. 바로 불펜 평균자책점이라죠?

=. kt 불펜진은 32이닝 동안 단 5실점(3자책점)으로 막아 평균자책점 0.84로 리그 1위입니다. 반대로 KIA 불펜은 32⅓이닝으로 kt보다 아웃카운트 딱 하나만 더 잡고 42실점(36자책점)을 해 평균자책점 10.86으로 압도적인 꼴찌입니다.

KIA 불펜은 마치 점화플러그처럼 한 명이 '방화'를 하면 불펜진 전체에 불이 번지는 악순환을 거듭합니다. 첫 번째 문제는 마무리 임창용에서부터 불거졌습니다. 지난해 후반기 복귀해 15세이브를 올리며 KIA 뒷문을 책임진 임창용은 올해 역시 주전 마무리로 시즌에 돌입했습니다.

-. 하지만 임창용은 시즌 첫 등판인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1호 블론세이브로 불안하게 출발했고, 6일 광주 SK 와이번스전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리긴 했지만 1이닝 2피안타 1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고요?

=. 급기야 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은 3-2로 앞서가던 9회초 등판해 2점을 내주고 시즌 3번의 등판 만에 두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9일 한화전마저 3-1로 앞선 9회 등판해 1점을 내주며 블론세이브 직전까지 몰리자, 김기태 감독도 믿음을 거두고 심동섭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김 감독은 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임창용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짊어졌다. 힘들 때는 잠시 피해 가는 것도 괜찮다"는 말과 함께 마무리 투수를 교체하는 후속 조치를 밟았습니다.

-. 그런데도 KIA 불펜은 여전히 흔들렸다면서요?

=. 13일 잠실 두산전은 4-3으로 승리했지만, 8회와 9회에만 3실점 해 자칫하면 또 한 번의 블론세이브가 나올 뻔했습니다.

KIA는 마무리 교체 후 처음 맞이한 3점 리드 상황에서 8회말 좌완 심동섭을 투입했습니다. 앞서 9일 임창용을 구원하며 세이브를 올린 심동섭은 후임 마무리로 거론된 선수입니다.

-. 하지만 심동섭은 2사 후 오재일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며 순식간에 3-2로 쫓기게 된다죠?

=. 9회초 KIA는 천금 같은 1점 추가점을 얻었고, 4-2로 앞선 9회말 또 한 명의 마무리 투수 후보 우완 한승혁을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한승혁은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에 빠지며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넣지 못했습니다. 외야수의 호수비 도움을 받고도 ⅔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블론세이브 직전 김윤동에게 마운드를 넘겼습니다.

-. 이처럼 KIA는 임창용에 심동섭, 한승혁까지 마무리 투수를 맡아 줄 선수가 집단 난조에 빠져 고민이 깊다고요?

=. 불펜 투수 중 유일하게 3경기에서 무실점 행진 중인 김윤동은 아직 단독 마무리 투수를 맡기기에는 경험이 부족합니다.

KIA는 불펜을 보완하려고 13일 손영민을 1군에 올렸지만, 2012년 이후 1군 등판 기록이 없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 마지막 희망이라면 재활 중인 윤석민이라죠?

=. 지난해 12월 어깨에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윤석민은 6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한창입니다.

2015년 30세이브, 2016년 1세이브 6홀드로 불펜 경험이 풍부해 이번에도 KIA는 그를 불펜에서 기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 하지만 윤석민의 복귀까지는 아직도 2개월이나 남았다면서요?

=. 정규리그에서 2개월은 한 시즌 성적을 결정하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그 전까지 KIA는 임창용이 구위를 회복하길 기다리거나, 지금처럼 상황에 맞게 집단 마무리 투수 체제로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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