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응급환자는 갑작스럽게 정신을 잃는 '실신'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서울대 간호대학 최스미 교수팀은 2009∼2013년 사이 국내 한 항공사가 작성한 항공기 내 응급환자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면서요?

=. 이 연구논문은 국제여행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Travel 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습니다.

논문을 보면 이 항공사에서는 조사 기간에 총 2천818명의 기내 응급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승객 100만명당 응급환자 발생 건수로는 2009년 5.2명에서 2013년 52명으로 10배 늘었습니다. 또 같은 기간 15명이 항공기 내에서 사망했으며, 응급환자 발생으로 15차례에 걸쳐 항공기가 회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5년 동안에 한 항공사에서만 매년 3명이 기내에서 숨지고, 3차례의 회항이 발생한 셈입니다.

-. 항공기 내 응급처치 중에는 객실승무원 단독으로 시행된 응급처치가 52%(1천471건), 의사·간호사 등의 의료진 승객에 의해 시행된 응급처치가 47.8%(1천347명)를 각각 차지했다고요?

=. 응급환자의 질환별로는 '실신·전실신' 환자가 18.1%로 가장 많았습니다. 실신은 급작스러운 뇌혈류 감소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달리 전실실은 실신은 아니지만, 갑자기 근육의 힘이 빠지면서 어지럽고 곧 쓰러질 것 같다는 느낌이 나타났을 때를 의미합니다.

-. 기내에서 실신이나 전실신이 많은 것은 장시간 좁은 공간에 부동자세로 앉아있으면서 혈액이 다리에 몰리게 되고 이때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라고요?

=. 이런 환자가 발생하면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려주거나 벨트 또는 단추를 풀어주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다음으로는 외상(14.1%), 오심·구토(10.1%), 호흡기 증상(9.9%), 소화기 증상(9.6%), 심장질환(7.6%), 알레르기(4.7%) 등의 순이었습니다. 외상 중에는 화상(159건)이 가장 많았습니다. 화상의 원인으로는 기내에서 제공한 커피·차(44%), 국(17%), 컵라면(8.2%) 등이 주로 지목됐습니다.

-. 기내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환자 중 90%는 착륙 전에 완전히 회복됐지만, 10%는 착륙 후 병원으로 이송됐다죠?

=. 이송환자는 화상 또는 실신이 대부분이었으며 실신의 경우 심장 부정맥 등의 심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와 관련 최스미 교수는 "평소 심장질환이 있는 승객은 비행 전 건강 상태를 정확히 항공사에 알리고, 장시간 비행 중에는 주기적으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걷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항공사도 응급 화상 환자 발생 시 흐르는 물을 대신해 쓸 수 있는 하이드로젤 거즈(hydrogel gauze)를 꼭 탑재해 화상 부위에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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