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국 떠난 지 29년, 중국에서의 삶 -

지난 4월29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태권도 창명연구원 서울사무소’를 방문한 김기동 원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기동 원장은 이날 고국의 사범들과도 반가운 만남을 가졌고 특히 자신이 중국에서 느낀 여러 가지 경험을 이야기하며 화기애애한 시간도 가졌다.

특히 태권도를 지도할 때 기술적인 면 보다는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김기동 원장은 경희대 상과를 졸업했고 대만에서 석ㆍ박사를 취득했다. 해병대 장교가 된 뒤 주로 군에서 태권도를 지도했다. 1965 ~ 68년 베트남 청룡부대에 파견돼 태권도 반장과 시범단 단장을 역임했다. 그 뒤 1968 ~ 80년까지 대만에 가 태권도 사범 및 국가대표팀 감독 및 코치를 지냈다. 2007년 12월 ~ 2011년까지 재중 한인사범회 회장을 지냈고 2009년부터 현재까지 중국태권도협회 고문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 원장은 5월7일 중국으로 돌아 갈 계획이다.

TK TIMES 에서는 현재 김기동 원장의 자서전을 매주 한편씩 편집한 후 소개하고 있다.

문>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김기동 원장 : 중국에 1989년 8월 14일에 들어갔습니다. 태권도를 하려고 들어갔는데 29년을 중국에서 살았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직접 느끼고 배웠다는 것에 대해 저한테 큰 소득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반가운 사람들과의 만남]

문> 중국에서 오랜 기간 동안 태권도를 지도해 왔는데 중국에서 바라보는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태권도가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

김기동 원장 : 지금 중국의 태권도 인구는 1억 이상이 되고 한국 사람들도 제가 보기에는 500명 정도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 사람들이 중국을 너무 모르고 들어와서 빨리 포기하고 가버리는 그런 습성이 있는데, 20년 이상이 된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제가 29년이라는 것이 처음입니다.

예를 들자면 중국에 온 목적이 뭐라는 것, 태권도 사범으로 중국에 뭘 하러 왔느냐? 중국의 청년들을 가르치려면 중국의 어린이들의 미래세계를 바꿔주어야 하는데 태권도가 참 좋은 운동이라고 이렇게 다들 이야기들은 합니다.

그러나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중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범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만 되지 않겠는가? 이러한 사항들을 사범들은 꾸준히 말들은 잘 하는데 실제 행동에서 그렇게 못합니다. 좀 더 인내력을 갖고 중국을 잘 알고 내가 할 역할과 책임이 무엇이라는 것을 잘 좀 알고 들어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 앞으로의 계획은?

김기동 원장 : 저는 이제 중국 사람들에게 우리 태권도사범들이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오는 사람들이 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곳에 와 가지고 존경을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셨던 분이 이규형 사범님입니다. 우리 국기원의 원장까지 했었습니다만 이 분은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려고 했습니다. 지금 중국의 태권도는 기술력으로 볼 때 경기나 품새 면에 우리보다 앞설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면에서 태권도사범이 이것을 보여준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규형 사범님은 교육이 8시에 시작하면 10분전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전에 충분히 연구하고 있다가 그것을 다 보여 줍니다. 배우는 사람들은 “저런 분이 우리를 가르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 할 때, 우선 호기심이 생깁니다. 또한 실제 행동에서는 대단합니다. 철저한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깜짝 깜짝 놀라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팔굽혀펴기를 3회에 걸쳐서 약 300개를 하는 강한 체력도 준비 해 왔습니다. 그러니까 나이가 70인데, 70이나 된 사람이 대단하다. 나도 과연 70이 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중국 사람들이 이러한 그의 행동과 가르침을 보고 모두가 존경과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저는 그때 다른 것 아무것도 안했어요. 가서 우리 애들을 잘 가르쳐 주십시오. 교육장에 올라 가서 5분전에 인사드리고 서 있다가 끝난 다음에 “감사 합니다. 이렇게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했습니다. 이것을 보고 중국아이들이 “이렇게 70세 80세가 다 된 분들이 여기에 와서 태권도를 가르치는데 정말 태권도를 배우고 나니 보람을 느꼈습니다.”이야기 합니다.

아이들은 또 “교육 중에 다른 분한테 질문하면 야단이나 치고 쓸데없는 질문이나 한다고 하는데 진짜 태권도가 뭔지를 알았습니다.” 지금도 중국 사람들이 태권도를 상당히 좋아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잘못 하고 있느냐? 그리고 1억 명이나 태권도를 하고 있고 1억 명의 부모들에게 태권도를 통해 큰 변화를 줄 수 있지 않냐, 그 다음에 중국에서 모든 사람들한테 한국 사람으로서 존경을 받았다는 태권도사범이 있었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들어올 사범들도 중국이 좋은 시장이라는 것을 우리가 염두에 둔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최선을 다해서 후배를 위해 길을 열어주도록 하겠습니다.

▲ [오른쪽 김기동 창명연구원 원장과 TK TIMES 조근형 보도국장]

문.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는 후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김기동 원장 : 우선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잘 알지도 못하고 중국에서 부른다고 들어와 가지고 눈에 보이는 것만 하는데 그 움직임에 철학을 보아야만 합니다. 중국 사람들한테 무얼 가르치는 것은 어떤 제도나 이런 것이 아니라 사실상 윤리와 도덕입니다. 그 사람들은 아이들을 하나 정도 가르치기 때문에 부모들이 상당히 약하게 키워요. 그렇기 때문에 태권도 정신이 나오는 백절불굴이라든가 인내력이라든가 끈기라든가 이런 게 거의 없습니다. 그래 이러한 것들을 가르쳐 주면 상당히 좋은데 이것들을 행동으로 가르쳐 주는 것이 오히려 좋습니다.

우리도 지금 이제 법을 많이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지도자들에게 법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윤리나 도덕을 요구 합니다. 그래서 우리말에 이런 것이 있어요.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아라. 갓을 고쳐 쓰면 멀리서 볼 때는 그 오얏을 따먹는다고 오해 하거든요. 그래 중국말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참외 밭에 가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아라. 신발을 고쳐 신으면 먼데서 보는 사람들은 그게 참외를 따는 줄 알거든요. 그래서 윤리나 도덕을 요구합니다. 이 사람들이 도장에 갔다 와서 부모한테 “감사 합니다. 이렇게 가르쳐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하면 부모들이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고 잘 하겠습니까?

그리고 그 다음에는 국가대표선수가 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거든요. 경기를 잘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주위 사람들한테 칭찬을 받고 자기 아이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학교 공부도 잘하고 이런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이들이 점점 어려지는데 초등학교 3학년만 되면 도장에 안 다녀요. 그렇지만 우리가 열심히 가르쳐서 사범이 관심을 갖고 아이들을 사랑해 주고 저력을 개발해 주고하면 아이들이 저력이 다 있습니다. 그래 그것을 개발해 가지고 열심히 집중력을 갖고 공부도 잘한다면 부모들이 안 보낼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그렇게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그것을 하지 않고 그냥 와서 도장에 300명이 된다, 400명이 된다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랑이나 하는데 그것이 아닙니다. “한국 사람사범의 역할과 행동이 참 훌륭하다 정말로 잘 한다.” 그것이 더 중요하지 지금 이제 와가지고서 뭐 제도가 좋다 뭐 운동을 잘한다.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운동과 이런 것을 배우러가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의 변화 그리고 도덕과 윤리적인 변화를 원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중국아이들이 뭐냐면 우리가 어린이들을 가르치면 미래의 주인공 아닙니까?

그래서 그 아이들이 커서 무슨 행동을 할 것이냐 어떤 행동을 할 것이냐 한국의 친한 친구가 돼야지 가서 에이 못된 놈들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되겠죠. 그래서 저는 그곳에서 저녁에는 절대 활동을 하지 않고 술 담배를 다 안합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나이가 많이 든 분이 열심히 하고 복장도 어디 나갈 때는 애들 보는 곳에서는 항상 깨끗하게 합니다. 학부형들이 보는 곳에서도, 왜냐하면 저 양반한테 무얼 배울 것이 있느냐 이것을 보는 것이지 무슨 운동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와 가지고서 이곳이 진짜 내가 가르칠 학생이다. 미래의 중국의 주인공이다. 우리하고 친구가 돼야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잘 가르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하고 친해 질 수가 있습니다. 또한 지금 우리가 그곳에서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우리 친구로 만든다면 그 이상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기동 태권도 창명연구원 원장]

문>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김기동 원장 : 저는 여기서 이제 폐품활용도 못하는 나이입니다. 이제77세이기 때문에, 그러나 제가 이 태권도를 통해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죽기를 각오하고 죽을 때까지 태권도를 하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 사람들에게 태권도가 무엇이냐 태권도사범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 그 다음에 태권도사범에게 정말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 이런 것을 보여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저는 이곳에서 하고 또한 일이 있다면 태권도를 지금도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하고 싶은 것이 끝까지 태권도를 통해서 중국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고 싶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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