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이름없는 제약사 제품을 처방하면 오히려 환자들이 난리예요. 일종의 불안감 같은 것이죠”

얼마전 서울 강남의 한 개원의사는 50대 중년 여성에게 모 중소제약사의 고혈압치료제(복제약)를 처방해주었다가 잠시 뒤 전화를 걸어온 이 환자에게 단단히 혼쭐이 났다.

“처방전을 들고 동네약국을 찾았더니 약사가 ‘이름없는 제약사 제품’이라고 하더라”며 따지고 드는 통에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는 것이다.

최근 일선 개원가는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한다.

예전엔 의사들이 오리지널 제품 또는 유명 제약사 약물을 권유했지만 최근엔 환자들이 메이커 또는 브랜드를 보고 약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가 급증하는 요즘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멋모르는 소비자, 약물선택 기준은 메이커 인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은 환자들의 약물 선택 기준.

서울 S내과 K 원장은 “환자들의 약물 선택기준은 성분이나 효능, 안전성 등이 아니라, 자신이 복용하는 약물이 유명제약사 제품이냐 아니냐, 또는 TV광고를 통해 익숙해진 브랜드이냐 아니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며 “어떤 환자들은 약물을 처방해주면 그 자리에서 바꿔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일부 제약회사들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납득하기 어려운 광고비를 집행, 때아닌 화제가 되고 있다.

유명 트로트 가수를 전속모델로 출연시켜 대대적인 잇몸약 광고 공세를 펴고 있는 M제약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2006년 매출액은 전년(718억원76만원) 보다 고작 2.83% 늘어난 738억3201억원 이었지만 2년 연속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187억2728만원과 194억3168만원에 달했다.

이같은 광고금액은 총 매출액 대비 매년 26%대에 달하는 것으로 광고비의 대부분은 잇몸약 부분에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출액 대비 이처럼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M제약의 잇몸약 매출은 연간 150억원~2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며 “특정제품의 TV광고는 브랜드 인지도와 메이커 인지도를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있어 다른 품목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품목에서는 재미를 볼 수 없지만 TV광고에서 오는 친숙한 기업이미지를 통해 그와는 무관한 전문약 부문의 매출 확대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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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폴뉴스]   헬스코리아뉴스/임호섭 의약산업전문기자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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