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괴물 투수'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시 한 번 시즌 2승 사냥에 나서게 됩니다.

-.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선발 등판한다고요?

=. 이번 시즌 류현진은 6경기 1승 5패 30⅔이닝 평균자책점 4.99로 인상적인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5경기 이상 등판한 다저스 선발투수 중 마에다 겐타(5.03)에 이어 두 번째로 평균자책점이 나쁩니다. 그나마 마에다는 최근 등판인 11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8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류현진의 위기감은 더욱 큽니다.

-. 올해 류현진이 고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고요?

=. 구위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속구 구위 저하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2015년 5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예전만한 구위가 나오지 않습니다.

2013년과 2014년 류현진의 속구 평균 구속은 91.3마일(시속 146.9㎞)이었지만, 올해 7경기에서는 89.95마일(시속 144.8㎞)로 떨어졌습니다. 예전 직구를 되찾는 게 가장 간단한 해법이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방법이기도 합니다.

-. 의학과 재활치료의 발달로 팔꿈치 인대 재건술(토미 존 수술)을 받은 선수는 구속이 올라가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수많은 힘줄과 인대가 엉켜 있는 어깨는 아직 현대 의학이 정복하지 못한 영역이라고요?

=. 그래서 어깨 수술을 받은 선수는 예후가 좋지 않고, 구속 저하를 피할 수 없습니다. 류현진이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긴 했어도,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류현진의 직구 구위는 하루아침에 돌아올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꾸준히 빅리그 마운드에서 던지며 차분하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류현진은 투구 패턴의 변화에서 활로를 모색했습니다.

-. 2013년과 2014년 류현진 구종별 구사 비율은 속구(53.44%), 체인지업(20.65%), 슬라이더(14.54%), 커브(11.35%)로 절반 이상을 속구로 채웠다죠?

=. 올해는 속구 구사가 45.68%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 대신 체인지업(29.17%), 슬라이더(12.48%), 커브(12.67%) 등 변화구 구사가 늘었습니다.

특히 가장 눈에 띄게 많이 던지는 건 체인지업입니다. 그런데 이 체인지업의 완성도가 예전만 못합니다.

-. KBO리그에서 뛸 때부터 체인지업 '장인'으로 인정받았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 활용했다죠?

=. 수술로 속구 구위를 되찾지 못한 류현진이 가장 먼저 찾은 것도 체인지업인 셈입니다. 구속만 보면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수술 전과 후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술 전 류현진 체인지업 평균 구속은 81.14마일(시속 130.6㎞)이었고, 올해는 81.45마일(시속 131.1㎞)입니다. 오히려 살짝 구속이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체인지업은 직구를 기다리는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게 목적인 공입니다. 속구 구속이 떨어진 가운데 체인지업 구속이 올라가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닙니다.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예전만 못합니다. 수술 전 류현진 체인지업의 상하 변화는 6.6인치(16.8㎝)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5.17인치(13.1㎝)로 줄었습니다.

-. 결국, 위기에 처한 류현진이 부활하려면 체인지업을 다듬는 게 먼저군요?

=. 속구 구위 회복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입니다. 류현진의 다음 상대인 마이애미는 팀 타율 0.258(30개 구단 중 12위), 홈런 44개(14위)로 타격 지표 중위권에 자리한 팀입니다.

유독 체인지업에는 강한 팀입니다. 마이애미의 체인지업 피치 밸류/100(특정 구종을 100구 상대했을 때 추가득점 기댓값)는 0.98로 전체 4위입니다. 시험대에 오른 류현진에게는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체인지업을 앞세워 마이애미 타선을 잠재우면 선발진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시 한 번 무너진다면 선발 마운드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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