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5번째 선발 투수 자리를 향한 다툼은 운명의 한·일전으로 압축됐습니다.

-. 왼손 투수 류현진(30)과 일본인 우완 투수 마에다 겐타(29)는 각각 선발 재진입(류현진), 선발 로테이션 잔류(마에다)를 목표로 매 경기 '수능'을 치를 전망이라고요?

=.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왼손 투수 알렉스 우드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는 이상 류현진, 마에다 중 승자가 5선발을 꿰찰 가능성이 큽니다.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의 소식을 전하면서 마에다와의 5선발 경쟁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 다저스는 클레이턴 커쇼, 마에다, 리치 힐, 류현진, 브랜던 매카시 5명의 선발 투수로 정규리그를 시작했다죠?

=. 그러나 시즌 개막과 함께 부상자가 속출하자 유망주 훌리오 우리아스까지 7명의 선발 투수를 풀가동하는 '벌떼 전략'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로 뛰어올랐습니다.

부상자 관리를 이유로 올해 새로 도입된 10일짜리 부상자명단(DL) 제도를 십분 활용한 덕분에 선발 투수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줘가며 상대 팀에 따라 '맞춤형' 선발 투수를 내보냈습니다.

-. 7명의 선발 투수가 거둔 승리는 팀 승리(33승)의 79%인 26승에 달한다면서요?

=. 우리아스가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간 뒤 다저스 선발 투수는 6명으로 줄었습니다. 애초 우드, 류현진, 마에다 3명이 선발 한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였으나 '스윙맨' 우드가 현재 커쇼(7승) 다음으로 많은 6승을 올리고 평균자책점 1.69로 호투를 펼치면서 결국 5선발은 류현진과 마에다의 싸움으로 정리됐습니다.

우드가 가벼운 어깨 통증으로 DL에 간 사이 13일 만에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은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77개의 공으로 6이닝을 버티는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벤치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7일부터 로스터에 복귀할 수 있는 우드의 몸 상태가 먼저"라며 류현진의 다음 선발 등판 일정에 말을 아꼈다죠?

=. 우드의 시즌 성적이 워낙 뛰어난 터라 당연한 고민으로 보입니다. 들쭉날쭉한 류현진과 마에다가 일관성 있는 투구를 선사해야 선발 보직을 꿰찰 수 있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류현진과 마에다 모두 올 시즌 1회에 고전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초반을 잘 넘겨야 선발 투수의 최소 몫인 6이닝을 채울 수 있는 만큼 결국 1∼2회에 흔들리지 않는 선수가 5선발의 영예를 따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 최근 경기 성적을 보면 마에다는 하락세, 류현진은 상승세에 있다고요?

=. 마에다는 지난달 31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4이닝 동안 3점을 주고 강판했습니다. 5회를 넘기지 못한 건 시즌 두 번째였습니다.

이에 반해 류현진은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구원 4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역투해 빅리그 진출 후 첫 세이브를 올렸고, 엿새 만에 만난 세인트루이스와의 리턴 매치에서도 6이닝을 1점으로 잘 막았습니다.

-. 때론 앞선 경기에서 불펜을 소진한 탓에 어쩔 수 없이 긴 이닝을 던지기도 했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마에다(2회)보다 많은 세 번이나 6이닝 이상을 던졌다죠?

=.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 횟수는 2회로 같습니다. 자신 있게 던지는 4개 구종의 효용과 안정된 제구를 확인한 류현진이 마에다를 불펜으로 밀어내고 선발을 따내려면 경기 초반 점수를 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류현진은 올해 전체 자책점(20점)의 절반인 10점을 1∼2회에 헌납했습니다. 전체 피안타(47개)의 47%인 22개를 1∼2회에 얻어맞았을 정도로 안 좋았습니다.

-. 마에다의 초반 고전은 더 심각하다면서요?

=. 시즌 전체 자책점(28점)의 39%인 11점을 경기 첫 이닝인 1회에 줬습니다. 1∼2회 자책점은 1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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