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감소하던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액이 5년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는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연체율은 소폭 줄었지만,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연체액이 증가한 것이라죠?

=. 그렇습니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현재 79개 저축은행의 연체금액은 2조6천426억원을 기록, 전 분기 말(2조5천314억원) 대비 1천112억원 늘었습니다.

저축은행의 연체액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겪으면서 2011년 말에는 14조6천억원에 이를 만큼 폭증했다가 저축은행 사태를 정리하면서 꾸준히 줄었습니다.

-. 연체율도 2015년 1분기만 해도 13.52%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5.84%까지 떨어졌고, 지난 1분기에는 5.80%를 기록했다죠?

=. 하지만 꾸준히 줄어들던 연체액은 지난 1분기 다시 늘어나면서 5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연체율이 떨어졌지만, 연체액이 늘어난 것은 저축은행 대출액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지난 1분기 79개 저축은행 총 여신은 45조6천억원으로 전 분기(43조4천억원) 대비 2조2천억원 가량 늘었습니다. 총 여신액은 지난해 4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약 2조3천억원 늘어나며 역대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하는 등 2분기 연속 2조원 이상 급증했습니다.

-. 정부가 은행권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등 대출 옥죄기에 나서자 이른바 '풍선효과'가 생기면서 저축은행 대출이 급증한 것이군요?

=. 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연체율은 떨어졌지만, 연체액이 늘어날 때는 연체율만 보고 건전성이 좋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연체율은 연체액을 대출잔액으로 나눈 값입니다. 지난 분기처럼 연체액이 늘었어도 대출잔액이라는 모수가 더 빨리 늘어나면 연체율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또 연체율은 선행지표가 아닌 동행지표라는 점에서도 조심해야 합니다.

-. 대출이 나가면 처음에는 이자를 잘 내 연체율이 떨어지지만, 경기가 어려워지거나 금리가 오르면 이자 상환에 부담이 생기면서 연체율도 올라가게 된다죠?

=. 위기가 터지고 나서야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입니다. 특히 저축은행 대출은 경기가 어렵고 금리 상승기에 먼저 부실화되는 저소득·저신용자나 자영업자 등에 몰려 있어 더 위험합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도 저축은행 대출 증가율을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지도하며 사실상 총량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고금리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늘리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 이에 대해 박종옥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관리부 경영분석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시 한계 차주의 상환부담 증가로 연체율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가계대출의 급격한 외형 확대를 추진했던 저축은행은 금리변동 및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요?

=. 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연체율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연체액 총액과 대출자의 신용등급, 대출 종류, 경제 상황 등을 함께 보면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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