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친문세력 입맛 맞추기보다 '출마여부' 당당히 선언하고 하루빨리 주변을 정리해야……."

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는 14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남한산성' 영화평에 대해 '시정市政도 바쁘실 텐데 영화보고 이런 정치적인 코스프레 좀 그만했으면 싶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 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최근 인기영화인 '남한산성'에 대한 박 시장의 관람 평에 대한 비판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염없는 눈물과 함께 끝없는 분노가 치밀었습니다"라며 '남한산성'의 영화평을 실었습니다.

나 교수가 지적한 것은 박 시장이 영화 '남한산성'에서 병자호란에 대한 대응에 있어 주화론과 척화론으로 갈라진 당시 피란조정에서의 격렬한 논쟁을 현실의 남북관계 위기상황으로 연결해 해석한 부분입니다.

박 시장은 "얼마든지 외교적인 노력으로 사전에 전쟁을 예방하고 또한 백성의 도탄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민족의 굴욕과 백성의 도륙을 초래한 자들은 역사 속의 죄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도자들이 잘못된 현실 판단과 무대책의 명분에 사로잡혀 임진왜란에 이어 국가적 재난을 초래한 것입니다"라며 "여전히 강대국 사이의 대한민국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 남북의 대결은 깊어지고, 경제적 압박과 안보의 위기는 커져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힘을 키우고, 외교적 지혜를 모으고, 국민적 단결이 필요한 때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나 교수는 박시장이 영화 '남한산성'에서 병자호란에 대응한 최명길의 주화론과 김상헌의 척화론 논쟁의 핵심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 교수는 병자호란의 발발 원인으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란 두 번의 참혹했던 전쟁에 대한 반성과 방비 없이 명에 대한 대의명분보다 실리를 택하면서 시간벌이를 통한 자강론을 역설한 광해의 중립외교를 외면하고 그를 반정으로 실각시킨 것과 ▲ 정묘호란을 겪은 뒤에도 전쟁에 대한 아무런 대비 없이 후금과 명에 대한 소모적인 명분 논쟁으로 일관함으로써 다가오는 전쟁위기에 대해 외교적, 군사적 차원의 아무런 대비 없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어버리고 백성으로 하여금 전에 없는 참혹한 전화戰禍를 초래한 조정의 실체 없는 오만과 대책 없는 무능을 꼽았습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남한산성' 영화 관람평 페이스북

나 교수는 당시 주화론, 즉 전쟁보다 협상을 선택한 최명길의 외교책을 "후금의 무력으로 단숨에 초토화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놓인 조선의 군사적 무력함과 외교적 경직성을 읽어내고 선택의 여지없이 던져진 불계不計의 패수敗數, 즉 율곡 이이의 10만양병설과 같은 자강自强이 전제되지 않은 무방비 상태에서의 不計敗"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영화 '남한산성'이 주는 교훈에 대해 "자주적 자강自强없이 근거 없는 외교적 낙관론에 휩싸인 현대판 주화론과 전쟁의 참화를 고려하지 않는 군사적 맹동주의에 휘둘리는 현대판 척화론을 동시에 질타하고 있는 영화"라며 특히 최명길의 주화론에 대한 박 시장의 아전인수식 해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최명길의 주화론'에 대해 "최명길은 100% 패할 수밖에 없는 전쟁에서 백성들이 오롯이 겪어야 할 전쟁의 참화를 최대한 줄여보자는 입장으로 주화론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영화에서) 선조 때 겪은 두 번의 전쟁이후 인조까지 이어 내려오면서 자강과 외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기득권력 전체의 오만과 무능에 대해 통렬하게 질타한 것"이라며 "(박 시장이) 영화를 역사에 대한 통찰력 없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자의적으로 뒤집어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기는 남북간 대화가 단절되고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지만 동북아 주변국들과의 외교적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병자호란 때와는 달리 우리의 냉철한 판단과 신속한 대처 여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여러 장 있고 여하한 경우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국을 주도해나갈 수 있는 기회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다가오고 있는 한반도 위기상황은 미국이나 일본의 호전적 자세나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부족해서 촉발된 것이 아니고 근거 없는 낙관론에 휘둘려 이런 상황으로의 전개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전쟁에 대한 위기의식과 무장해제된 군사적 옵션에 대한 무대책과 외교적 유연성이 사라진 경직성과 당사국으로써의 상황을 타개해나갈 주도권마저 실종된 대한민국과 일취월장한 핵과 미사일 전력으로 UN으로부터 인계된 휴전당사국인 미국만을 상대로 승부수를 던지려하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강경한 군사. 외교 전략의 충돌로 대한민국이 패스Pass되게 되는 암울한 상황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도은 특임교수는 "상황이 이런데도 박 시장이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를 의식해 진보진영의 낡고 경직된 명분론만을 치켜들고 기득권력 눈 맞추기식의 구태의연한 정치적 코스프레만 일삼고 있다."며 “박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위해 정권의 입맛에 눈 맞추는 이벤트식 코스프레를 멈추고 시때없이 내걸었던 초심으로 돌아가거나, 소신 있는 자세로 다음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를 명확히 하고 시정市政의 책임자로써 자신의 거취를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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