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 선임 구조는 물론 전면적 대개혁 필요”

방송문화진흥회가 주요 수입원인 MBC 출연금 급감으로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권 이자수익으로 버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송파을)이 방문진에게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14년부터 방문진의 수입금에서 MBC 출연금보다 이자수익 등으로 이뤄진 운영수익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방송문화진흥회법’ 제13조제2항에서는 “진흥회가 최다출자자인 방송사업자는 해당 연도 결산상 영업이익의 100분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금으로 출연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MBC가 방문진에 매년 영업이익의 15%를 출연하도록 한 것입니다. 방문진 설립 이후 방문진 운영 재원의 대부분은 MBC 출연금이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2013년부터 MBC의 출연금은 급감했습니다. 

2012년 130억6400만원이던 출연금은 2013년 26억8600만원으로 1/5로 줄었습니다. 2014년 28억4000만원이었다가, 2015년에는 아예 0원이었습니다. 

2014년에 MBC가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2016년 MBC 출연금은 20억1000만원, 2017년에는 3억8400만원에 불과했고, 올해 MBC의 적자가 확실시되면서 2018년에는 0원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2013년부터 MBC 출연금이 급감한 것은 2012년 170일 파업의 여파가 컸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2014년 MBC 적자로 인한 출연금 0원 등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MBC 자체 경쟁력이 사실상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방문진의 경영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그나마 방문진이 연명할 수 있도록 ‘호흡기’ 역할을 한 것은 방문진이 금융권을 통해 운용한 각종 금융상품의 수익이었습니다. 

방문진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16년 연말 기준으로 방문진은 9개 금융기관에 총 798.8억원을 분산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376억원, 기업은행 162억원, 교보증권 80억원, 신한금융투자 55억원, 수협은행 50억원, 우리은행 30억원, SK증권 25억원, NH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각각 10억원 등입니다.

각종 채권, 펀드, ELB(파생결합사채), 신탁 상품 등으로 이뤄진 자산운용을 통해 방문진은 적게는 22억9400만원, 많게는 54억8500만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수익률로 따지면 가장 높았던 2012년에는 8.2%였고, 가장 낮았던 2013년에는 2.85% 수준이었다. 방문진의 출연금이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던 2015년에도 39억1600만원의 운영수익으로 그나마 14억원 적자에 그쳤습니다.

융상품 운용을 통한 수익이 비교적 높은 수준이어서 그럭저럭 방문진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익이 줄어들거나 원금에까지 손실을 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방문진은 적자 운영을 면할 수 없게 되고, 지금까지 해왔던 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MBC를 정상화시키더라도 지상파의 영향력이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축소된 상황에서 MBC의 출연금이 갑자기 늘어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MBC와 함께 덩달아 망가진 방문진을 예전처럼 공익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시 살리려 해도, 물적 토대가 사라져버리게 될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최명길 의원은 “결국 이명박, 박근혜 정부 동안 MBC 장악에 부화뇌동한 경영진이 해고, 정직, 부당전보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일상적으로 자행하며 조직을 망가뜨리고, 그런 MBC가 방송의 경쟁력은 상실한 채 불공정편파방송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MBC는 물론 방문진까지 경영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MBC를 망가트린 경영진은 감싸고, MBC 정상화 요구에는 귀를 닫은 방문진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최 의원은 “지난 9년 동안 방문진이 권력에 얼마나 취약하며 유명무실할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며 “이참에 방문진 이사 선임 구조뿐만 아니라 방문진의 역할과 사업범위, 운영 예산 수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에 따른 안정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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