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노리는 것 중 하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지도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동급'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 WP는 "김정은은 세계 초강대국과 동등한 반열에서 대우받길 원한다. 이는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생전에 희망했던 것이기도 하다"며 "자유 진영의 제일 강력한 지도자와 함께 사진을 찍는 기회를 얻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요?

=.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의 선전선동 매체들은 두 사람의 만남 소식으로 1면을 장식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지도자'로 묘사, 김 위원장의 대외적 위상을 높이는데 열을 올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와 같은 북미정상회담 데뷔전을 통해 김 위원장은 북한이 정상국가로 보일 수 있도록 정권의 '적법성'을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고 WP는 분석했습니다. 변덕스럽고도 예측불허의 스타일인 두 사람의 담판 과정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수 싸움'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도 관심을 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소장인 북한 전문가 랠프 코사는 WP에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서로가 상대방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누구 얘기가 맞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죠?

=. WP는 일단 수싸움의 출발선 상에서는 북한이 미국보다 몇 가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첫 번째 요인으로 베일에 가려져 다루기 어려운 김 위원장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많이 공개된 만큼, 미국이 김 위원장에 대해 아는 것보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 일례로 김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전직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북한의 고위 당국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협상의 기술'을 선물했는데, 김 위원장이 이 책을 읽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연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라고요?

=. 그렇습니다. WP는 둘째로는 북한에는 리용호 외무상, 최근 승진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미국과의 협상 경험이 풍부한 대미통이 포진해 있지만 미국은 현직 대북라인이 공백을 맞고 있는 점을 꼽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