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를 위한 남측 기자단의 방북이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교착 국면에 빠졌던 남북대화가 재개될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 북한은 23일 오전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남측 기자단 명단을 접수했다면서요?

=. 그동안 별다른 이유 설명 없이 명단 접수를 거부해오다 태도를 바꾼 것입니다. 북한은 16일 한미 공중연합훈련인 맥스선더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이후 남측 기자단의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에도 빗장을 걸었습니다.

그러던 북한이 이날 남측 취재진의 방북을 허용하면서 이런 태도가 남북 간 대화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인지 주목됩니다. 일단 정부는 북한이 공식적으로 문제 삼았던 맥스선더 훈련이 종료된 이후에는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 방미 중인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죠?

=. 북한이 그간 내놓은 입장 등을 분석해봤을 때 맥스선더 기간에는 대화가 어렵겠지만 종료 후에는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문 대통령의 언급과 북한의 남측 기자단 방북 허용을 종합해보면 남북 간에 현재의 교착상태 해결을 위한 물밑 조율이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 합의한 지 한 달도 안 돼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남측은 물론 북측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데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북한으로서도 판문점 선언이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도출된 것인 만큼 남북고위급회담의 연기 이유 중 하나로 내세웠던 맥스선더 훈련 종료를 계기 삼아 대남 압박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면서요?

=. 하지만 다음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북한이 여전히 남북관계를 대미 압박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뒤 한미연합훈련과 태영호 전 공사에 이어 집단탈북 여종업원 문제까지 거론하며 대남 압박수위를 높여왔습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협상력 제고차원에서 남북관계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돼 왔습니다.

-. 맥스선더 종료 이후 남북 간 회담이 재개된다면 고위급회담의 형식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죠?

=. 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에 적시된 합의의 전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한다는 게 우리측 구상이었습니다.

고위급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한미연합훈련이나 집단탈북 여종업원 문제,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등의 문제가 테이블에 오르면 난항을 겪을 수 있습니다.

-.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요구하는 체제안전보장과 연결된 한미연합훈련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북한이 남북회담에서 핵심 쟁점화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요?

=. 이에 대해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맥스선더 훈련이 끝나고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남북고위급회담 정도는 한 번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부속 회담은 북미정상회담 이후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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