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부터 6·13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가운데 부산시장 선거에서 보수 또는 진보 후보 간의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 26일 부산시선관위에 따르면 28일부터 부산시 및 구·군 선관위별로 자체 일정에 맞춰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한다고요?

=. 투표용지 인쇄 후에는 후보 사퇴 또는 사망으로 등록이 무효가 돼도 선거일에 사용할 투표용지에 이를 표기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통상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마지노선은 투표용지 인쇄 이전이 돼 왔습니다.

투표용지 인쇄 이후 후보가 사퇴할 경우 이름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남아 사표가 대량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 전에,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는 인쇄 이후 후보에서 사퇴했습니다.

-. 고 후보는 한나라당 서병수 후보에 맞서 무소속의 오거돈 후보를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만들기 위해 막판 고심 끝에 사퇴했다죠?

=. 그러나 투표용지에 고 후보의 이름이 그대로 남게 됨에 따라 고 후보의 사퇴를 몰랐던 유권자들과 사퇴를 반대했던 유권자들이 고 후보에 기표하는 바람에 무효표가 대량으로 발생했고 단일화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당시 무효표는 5만4천16표로 2010년 지방선거 2만54표의 2.5배나 됐습니다. 당시 서병수 후보가 오가돈 후보를 불과 2만701표 차이로 이겼던 것을 감안하면 고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 전에 사퇴했더라면 당락이 뒤집힐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는 이가 많았습니다.

-. 이번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 측이 단일화를 원하고 있지만 다른 보수 측 후보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면서요?

=. 민주당의 오거돈 후보에 맞서는 보수 진영은 서 시장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이성권, 무소속 이종혁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서 후보 측은 무소속 이 후보에게는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 측에는 공식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무소속 이 후보는 일찍부터 단일화 요구를 거부했고 이성권 후보도 "보수의 새로운 대안세력임을 보여주겠다"며 단일화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습니다.

-. 진보 진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워낙 높다 보니 단일화 논의 자체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죠?

=. 이와 관련 정의당 박주미 후보는 "선거란 단순히 당선자를 확정하는 것을 넘어 유권자들이 자신의 지지 의사를 드러내는 민주적 과정이다. 중도사퇴할 일 없다"며 끝까지 완주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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