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현지시간)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회담이 이뤄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전개"며 "결정은 협의 당사자인 북미가 하겠지만, 위치 자체가 한국의 일정한 역할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유럽순방을 동행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 및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면서요?

=. 그는 "북미회담 의제 협의 장소로 판문점이 활용된다는 것은 한국이 협의의 직접적 당사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역할이 수용될 여지가 조금씩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측 대표단이 판문점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회담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우리의 미국 팀이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고 적었습니다.

-. 이 총리는 한미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 부상 명의 담화, 문재인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북한의 요청,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진 사건들의 '순서'에 의미를 부여했다죠?

=. 그는 "문 대통령이 먼저 '내가 중재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서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다. 굉장히 중요한 팩트"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육감을 가진 분이다. 딜(거래)의 경험을 통해 수많은 경우를 겪어왔을 것이다. 터프 딜러(거친 협상가)라는 말이 가장 가까울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지도자들의 정치적 리스크가 공통적이기에 판이 쉽게 안 깨질 것"이라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전망했습니다.

-. 이 총리는 하지만,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갈 확률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남북 종전선언까지 진도가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면서요?

=. 그는 "문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 성공한 뒤의 수순을 별도의 단계로 보고 있다"며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미국이 우리보다 좀 더 까다롭게 볼 수 있다. 지금 한꺼번에 논의하는 것은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한편, 이 총리는 "오스트리아 빈을 출발, 영국 런던공항에 도착한 직후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들었다"며 "예상치 못하게 대통령, 총리가 모두 없을 때는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그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만났을 때 어떠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굉장히 잘 자란 분 같다. 예절 바르고 선해 보였다"고 답했다죠?

=. 네, 이 총리는 지난 2월 김 부부장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오찬을 했습니다.

이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 후 총리실이 '판문점선언 이행추진' 역할을 맡게 되느냐고 묻자 "제한된 의제로 틀을 만드는 과정은 청와대가 주도하는 게 맞다. 그것이 광범한 행정협조가 필요한 단계로 가면 총리가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철저히 일 중심이다. 총리니까 내가 (남북관계에서) 하고 싶다, 이런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일이 잘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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