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출자·출연기관·공기업 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을 놓고 부산시의회와 오거돈 부산시장이 갈등을 넘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28일 부산시의회 안팎의 여론을 들어보면 오 시장이 시정질문 등에서 인사청문회 도입을 촉구하는 시의회의 요구를 번번이 거부하자 의원들 사이에는 "의회가 출범 초기부터 무시당했다"며 격앙된 분위기가 역력하다고요?

=. 제27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이성숙 부의장과 김진홍 부의장이 시정 질문에 잇따라 나서 인사청문회 도입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부의장 2명의 요구에서도 도입 취지는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여러 이유를 들어가며 에둘러 거절했습니다. 오 시장은 임시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는 안되고 다음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부산시 산하에는 공기업 6개와 출자·출연기관 19개가 있다죠?

=. 전임 서병수 시장 때 대부분 임명된 이들 25개 기관장 중 상당수는 6·13 지방선거로 시장이 교체되자 일괄 사표를 낸 상태입니다.

이들의 임기는 2∼3년으로 연임이 가능한 곳도 있어 이번에 오 시장에 의해 임명되면 상당수 기관장은 사실상 오 시장과 임기를 거의 같이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한 오 시장의 발언에 대해 많은 의원은 "자기 사람은 먼저 챙겨놓고 보겠다는 것"이라며 "개혁 의지가 보이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 노기섭 운영위원장은 이를 두고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의 보은 인사를 위해 다음으로 미룬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비판했다고요?

=. 그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바로 시행하겠다고 했고, 6대 광역의회 중 부산만 도입하지 않고 있다"며 "시민과 소통하며 변화와 개혁을 약속한 시장이 정작 시민을 대표하는 의회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오 시장의 인사청문회 도입 거부에 맞서 '공기업 출자·출연기관 기관장 임명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 인사청문회 도입이 안 되면 특위를 구성해 기관장 선임 과정이 정당한지, 적격 인물이 선임됐는지를 따지겠다는 것이라죠?

=. 이와 관련 부산 경실련은 최근 입장문을 내 "오 시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전 시정과 차별성, 개혁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불필요한 권위와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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